"기록하는 습관이 취업의 당락도 좌우합니다"

[김익한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자소서 작성 어려운 건 내용부족 아닌 '기록부족'때문"
"기록은 소모 줄이고 전략적 방향 제시,성공이끄는 힘"
"나다움 찾으려면 버킷리스트 작성하고 분석" 추천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는 "나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취업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한 경험들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해요.”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사진)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난항을 겪는 취업준비생의 대부분은 ‘내용 부족’이 아니라 ‘기록 부족’이 원인”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들은 사실 교내 강좌, 프로젝트, 동아리, 봉사활동, 인턴십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음에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록하는 행위가 취업 과정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한경 잡아라 기자단은 지난달 13일, 서울 마포구 문화제작소 가능성 본사에서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 김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현재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의 대표이사며, 25년동안 명지대학교에서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교수로 재직하며 아카이브 기록 관리 분야에 내용을 가르치고 연구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익힌 학문적 기반을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개발해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가능성을 운영하며 아이캔 유튜브 대학 자기계발 유료 강좌 체계를 운영한다. 이외에도 월간 다이어리를 제작하고, ‘김교수의 세가지’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다
1983년, 20대 중반의 김 교수는 대학 2학년을 마친 뒤 군대에서 복귀하여 3학년 복학을 앞두고,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과 기록하는 방법에 관한 깨달음이었다. 군대 복귀 후, 김 교수는 3개월간 잠은 4시간 반, 식사는 2끼 총 6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18시간 동안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다. 첫 주에 하루에 18시간씩 공부하며 두꺼운 전공서적 2권과 논문 약 15편을 읽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 경험을 통해 기록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된 김 교수는, 그 이후 3개월 동안 밀도 있는 요약과 정리하는 습관을 길렀다. 그 결과, 이 3개월간의 공부 내용이 석사 논문 작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그는 잊지 못할 3개월 공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도 이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기록은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기록은 삶의 소모성을 줄이고 누적되어 인생에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록을 통해 경험과 지식이 확장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서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개인의 성장과 진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우리는 미래를 성공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록의 힘, 취업 성공의 밑거름
김 교수는 "기록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결국 취업 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록이 자기 인식과 잠재력을 증진하며, 습관적인 기록을 통해 능력 향상과 정확한 자기 인식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기록과 반복적인 회고를 통해 모습이 차츰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것은 결국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록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더불어 기록은 실질적인 취업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자신이 원하는 직종이나 기업에 입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취업 과정에서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 작성 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정리해 소개할 기회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록은 취업 준비와 성공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취업 시장에 발맞춰 나아가려면, 끊임없이 나 자신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기록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취업의 핵심 원칙, ‘나’에게 맞는 직업 선택하기
김 교수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를 되새겨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높은 연봉, 워라벨 등 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지를 기준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나다움을 발견하고 직업명을 조사한 뒤 적합한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 김 교수가 제시한 취업 준비의 핵심 원칙이다.

김 교수는 나다움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분석하는 것을 추천했다. 일정 기간 동안 수정하며 버킷리스트를 관리하면 꾸준히 본인의 관심사와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완성된 버킷리스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와 관심사를 찾아 직업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버킷리스트에서 여행이 눈에 띄게 많다면 여행 관련 직종을 고려해 볼 만하다. 김 교수는 "버킷리스트를 통해 자신이 기쁨을 얻는 활동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능력을 찾아내어, 그것을 직업 선택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기록을 통해 스트레스와 고민 해소하기
김 교수는 “머리가 복잡할 때, 단계적인 기록을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하면 고민의 실체를 보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기록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추천했다. 먼저 고민의 실체 파악하려면 막연한 생각 대신 구체적인 사례와 이유를 기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가 생긴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그 관계의 배경, 원인, 감정 상태, 잠재적 이익 또는 손해 등을 기록한다. 고민을 구성 요소로 분석하면, 우리는 감정 상태에서 이성 상태로 바꿀 수 있다. 이후 각각의 요소를 살펴보고, 구성 요소 중 하나를 선정하여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이 방식을 통해, 스트레스와 고민은 막연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실행 과제로 전환된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과제로 인식하게 되면, 취업 스트레스를 일종의 동기부여로 바꿀 수 있다.마지막으로 김교수는 "나다움을 찾는 것이 결국 취업의 핵심"이라며 "이 인터뷰가 본인도 몰랐던 진짜 ‘나’를 찾아가는 질문을 던지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 잡아라 기자단 5기 김지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