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 부품 결함…난기류 만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생산·인도 일시 중단

항공기 생산량
확대 계획에 차질
주가 5.5% 하락
여행 수요 회복 바람을 타고 재이륙하려던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난기류에 휘말렸다. 공급업체의 부품 결함 문제로 항공기 생산 및 인도가 대거 지연되면서다.

보잉은 공급업체에서 발생한 부품 문제로 737 맥스 항공기의 생산과 인도를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시했다. 보잉에 따르면 항공기 부품 제조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이하 스피릿)는 전날 737 모델의 품질 문제를 보잉에 알렸다. 스피릿은 항공기 뒤쪽 동체를 수직 꼬리날개와 연결해 보잉에 납품한다. 이 연결 구조물을 만드는 공정이 항공당국 규정에 어긋난다는 게 보잉의 설명이다. 보잉은 2019년 납품분부터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잉은 부품 결함으로 생산 및 보관 중인 737 맥스 항공기 상당수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당분간 인도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맥스 7, 맥스 8 및 맥스 8200과 737 NG를 기반으로 한 P-8 포세이돈 해상감시항공기가 맥스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보잉은 이번 결함이 비행 안전과는 관련이 없으며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는 계속 운항할 수 있다고 했다. 미 연방항공국은 보잉이 제시한 사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안전 문제가 없다는 보잉의 평가를 검증했다고 밝혔다.해외여행 재개 추세에 맞춰 항공기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보잉의 계획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보잉은 현재 월 31대인 737 맥스 생산량을 2025년까지 월 51대로 늘릴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수준의 생산량이다. 보잉은 이를 위해 오는 6월 38대, 내년 1월과 6월 각각 42대, 47대로 점차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일정도 세워뒀다.

보잉이 이번 결함은 안전 문제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연이어 발생한 동일 기종의 추락사고와 관련한 안전 이슈도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보잉은 사고 발생 당시에는 기체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당국 조사 결과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사과했다. 지난 14일 보잉 주가는 5.56% 급락한 201.71달러로 마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