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발버둥 사진' 논란에…보훈처장 "천번이고 안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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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논란' 사실 아닌 것으로 드러나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유가족을 만난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이 '발버둥 논란'을 일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보훈마저 진영 싸움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가족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 남기지 말아야"
박 처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위로와 감사는 못 할지언정 그 가족들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지 말아달라"며 "보훈은 진영 싸움과 정쟁의 도구가 되어선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보훈처가 전몰·순직 군경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인 고(故) 유재국 경위 가정을 방문해 유 경위 자녀를 안았다.
이 사진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장애가 있는 유 경위 자녀를 김 여사가 억지로 안았다며 '아이가 발버둥 친다'거나 '아이 우는 사진을 왜 올리느냐' 등의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 경위 자녀 이현 군은 현재 뇌성마비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발버둥 논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박 처장은 "유 경위 아들의 장애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순직이라는 충격 속에 발생한 것이므로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천 번이고 안아주고 만 번이고 눈을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자신의 부친을 언급하며 "어린 시절 누군가가 제 등을 두드려주고 위로의 말을 해주셨다면 저는 더 큰 자긍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보훈 가족으로 제가 느낀 아픔을 우리 아이들은 절대 겪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국가유공자의 아들로서 순직 유공자의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는 삼가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보상과 예우는 보훈처의 일이지만 그분들을 지키는 일은 국민 전체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