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북적이는 학원가…서울 1만5000곳 돌파

코로나 이전보다 늘어난 숫자
돌봄 필요한 초·중등 수요 많아
소규모 학원은 못버티고 사라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서울 학원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학원 수가 팬데믹 전보다 오히려 많아졌다. 특히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중학생이 오프라인 학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에서 운영 중인 학원 수는 1만5439개다. 코로나 전인 2019년(1만4974개)보다 오히려 늘었다. 대면 수업이 증가해 등교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2020년은 학원가에 최악의 시기였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감염 시 격리 조치 등으로 학원을 찾는 학생이 급감했다. 그해 12월 월간 누적 확진자 수가 2만6000명대를 기록하자 정부는 수도권 소재 10인 이상 모든 학원에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면 수업이 불가능했다. 학생들은 개인 과외와 공부방 등 다른 사교육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영세한 골목상권 학원들은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문을 닫았다. 학원 수는 1년 만에 318개가 줄었다.

지난해부터 등교하는 학생이 늘어나 학원가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다만 학원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초·중학생은 학원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고등학생은 온라인 강의에 적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초구에 있는 한 수학학원 교사는 “학습 외에도 돌봄 기능이 필요한 초·중학생은 작년 말부터 많이 돌아오는 추세”라며 “대학 입시가 임박한 고등학생은 기존 공부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고 개인 과외, 온라인 강의 등을 지속하려 해 코로나 전보다 학생 수가 적다”고 설명했다.소형·대형학원 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총회장은 “대형학원은 비대면으로 전환했던 시기에도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해 코로나 악재도 상대적으로 잘 견딜 수 있었다”며 “중견학원은 겨우 버티고 있고, 영세한 골목상권 학원은 폐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