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상급 명품'에만 지갑 열었다…에르메스·루이비통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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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소비에…LVMH 매출 17%↑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명품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반면 케링과 버버리 등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메스 시총 2000억유로 돌파
구찌·발렌시아가 품은 케링은 부진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핸드백과 보석에 돈을 쓰던 중국 부유층이 리오프닝 이후엔 명품에 흥미를 잃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에르메스와 LVMH의 실적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지만 다른 명품 기업들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제나 퍼스 UBS그룹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의 취향이 까다로워지면서 최상위 브랜드에 수요가 몰려 명품업계에도 양극화가 예상된다”며 “인기 브랜드일수록 판매 가격을 높여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LVMH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어난 210억유로(약 30조2156억원)의 매출을 냈다. 시장 예상치인 201억유로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LVMH의 대표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00억유로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월엔 뮤지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퍼렐 윌리엄스를 남성복 디자이너로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시도로 영업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에르메스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23% 늘어난 33억8000만유로를 기록했다. 모든 지역의 매출이 증가했다. LVMH는 올해 파리증시에서 주가가 31% 넘게 뛰어 시가총액이 4469억유로로 치솟았다. 에르메스의 시가총액도 2000억유로를 돌파했다.
반면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을 비롯해 페라가모, 버버리, 스와치그룹 등은 중국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케링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7%가 감소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찌가 디자이너 교체 후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가는 광고가 아동포르노를 연상시킨다는 스캔들을 일으킨 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너선 시보니 럭셔리인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 부유층이 핸드백을 사는 대신 호사스러운 체험에 돈을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