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 40% '위험 운전'
입력
수정
지면A29
빨리 도착해야 돈 더 버는 구조오토바이 배달원 10명 중 4명이 도로 위 ‘위험 운전’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규 위반인 줄 알면서도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의로 위험 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법규 위반 알면서도 '마이웨이'
16일 정미경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배달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위험 행동 특성 분석 연구’에 따르면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의 39.8%가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역삼역 인근과 이수역교차로, 차병원 사거리 등 오토바이 교통사고 다발 지역 여덟 곳에서 배달 이용이 활발한 오후 6∼7시에 운행된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당 시간대에 운행된 전체 오토바이 2801대 가운데 배달 오토바이가 2706대(96.6%)였다.위험 운전 오토바이 중에선 동시에 두 건 이상 규칙을 어기는 사례가 52.2%로 절반을 넘었다. 두 건 위반이 24.9%, 세 건 16.7%, 네 건 9.3%, 다섯 건 3.3% 순이었다. 종류별로 지정차로 위반(26.5%), 정지선 위반(17.0%), 차로 위반(14.1%), 교차로 선두 차량 앞지르기(13.7%) 등의 순이었다.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를 대상으로 위험 운전을 하는 이유를 별도로 조사한 결과, ‘법규 위반인 줄 알지만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고의로’ 운행하는 사례가 84.3%에 달했다. 이어 ‘의도하지 않았으나 운전 중 실수로’(7.9%), ‘법규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해서’(5.6%) 등의 응답이 있었다. 배달 플랫폼에서 건수에 비례해 임금을 지급하면서 배달 노동자들이 이동 시간 단축에 열을 올리게 됐고, 이것이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