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주 100조 돌파…K 방산, 올해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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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지난해 수주 잔액 100조원을 돌파한 국내 주요 5개 방산업체의 수주 신화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한 무기 수요를 빨아들인 결과다. 세계 각국이 방위비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어 올해는 예년보다 더 큰 규모의 수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방산수출 22조…2배 증가
한화에어로·KAI·LIG넥스원 등
방산 5社 수주 잔액 100조 넘어
올해도 '수주 잭팟' 기대감 증가
우크라戰 등으로 국제정세 불안
동남아 등 각국 방위비 지출 확대
기업들, 유럽·중동 진출도 활발
○K방산, 실적 고공행진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대우조선해양, 현대로템 등 5개사의 방산 수주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00조483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2조658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AI(24조5961억원), LIG넥스원(12조2651억원),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사업 부문(6조4213억원), 현대로템(4조5423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이 확보한 일감은 최소 5~6년치로 파악된다.이에 따라 방산업체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늘었다. K-9 자주포를 폴란드에 수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6조5396억원, 영업이익 3753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대비 18%, 36% 증가했다. LIG넥스원도 천궁-Ⅱ 매출 호조 덕에 17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84.3% 급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종전 기록을 갈아치우진 못했지만 영업이익이 1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불어났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작년(2조5623억원) 대비 37.3% 많은 3조8253억원으로 정했다.수출 확대는 자연스레 점유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2018~2022년)은 2.4%로, 직전 5년(1.3%)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 수출액은 170억달러(약 22조원)로, 역대 최대였던 2021년(70억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올해 수주는 예년보다 많을 듯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올해도 작년을 넘어서는 ‘수주 잭팟’을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각국이 앞다퉈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어서다. K방산업체는 고품질 무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납기 지연 없이 공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 신화’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는 이유다.미국(10%), 일본(26%), 인도(13%) 등 주요국 대부분이 국방비 지출 예산을 늘렸다. 이에 따라 정부도 올해 방산 수출 목표를 사상 최대인 17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국방비 증액과 무기체계 현대화 등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영토는 더 넓어지는 추세다.방산 수요가 많은 유럽·중동 지역으로의 직접 진출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현지 진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에 바르샤바 지부를 추가로 설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해외 지사를 열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러시아산 무기의 성능이 좋지 않다는 게 입증됐고, 이에 따라 한국이 최대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동남아에서 중국의 무기 판매액은 5년 전에 비해 40%(2021년 기준) 줄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