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인세 고작 '230만원' 낸 한전…향후 15조 안 낸다
입력
수정
에너지 수입가격 급등에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올해 고작 ‘230만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한전은 향후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약 15조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최근 2년 간 40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조원 이상 적자가 확실시 되면서 깎아줘야 할 법인세(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이 15조원에 가까워져서다. ‘전기료 포퓰리즘’이 세수 부족 현상과 한전 부실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지난해 회계 기준 법인세를 230만원 납부했다. 지난해 무려 32조6500억원의 적자를 낸 한전의 법인세 과세표준은 ‘마이너스’지만 야산의 땅을 매각한 데 따른 세금이 법인세로 잡히면서 230만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도 5조84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은 작년 또한 법인세를 거의 내지 못했다. 자산 매각 등에 따라 약 1억3000만원을 납부했을 뿐이다. 한전은 최근 2년 간 배당액도 ‘0’원이었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매출 7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기업의 법인세가 230만원이라는 것은 웃지 못할 코미디”라고 말했다.
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2017년 한전은 406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고 배당도 5070억원을 지급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세수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우던 한전이었지만 최근엔 법인세와 배당액을 사실상 한푼도 내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하며 세수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더 심각한 것은 향후 전기요금을 올려 한전이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최소 15조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약 4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 2년 간 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은 11조원에 달한다. 이는 한전이 ‘법인세 수익’으로 잡고 있는 돈으로, 달리 말하면 앞으로 돈을 벌어도 11조원만큼은 세제상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올해도 한전이 15조원 가까이 영업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은 4조원 가량 추가로 쌓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한전이 내지 않아도 되는 법인세는 15조원으로 증가한다.
한전 안팎에서는 "어쩌다가 법인세도 못내는 기업이 됐느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심각한 상황이다.전기요금 인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전의 부실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기준 한전의 하루 평균 영업적자는 876억원에 달한다. 운영비를 채권을 찍어 충당하는 상황에서 하루 이자만도 평균 30억원 이상이다. 분기당 13원(킬로와트시당)씩 전기요금을 올린다는 계획도 2분기 들어 완전히 틀어지면서 보름동안만 1조원 이상의 계획 대비 추가 적자가 예상된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부실화는 결국 전력 소비자인 국민과 기업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전기료 포퓰리즘이 오래 갈수록 한전의 후유증은 오래 전력 시스템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최근 2년 간 40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조원 이상 적자가 확실시 되면서 깎아줘야 할 법인세(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이 15조원에 가까워져서다. ‘전기료 포퓰리즘’이 세수 부족 현상과 한전 부실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지난해 회계 기준 법인세를 230만원 납부했다. 지난해 무려 32조6500억원의 적자를 낸 한전의 법인세 과세표준은 ‘마이너스’지만 야산의 땅을 매각한 데 따른 세금이 법인세로 잡히면서 230만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도 5조84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은 작년 또한 법인세를 거의 내지 못했다. 자산 매각 등에 따라 약 1억3000만원을 납부했을 뿐이다. 한전은 최근 2년 간 배당액도 ‘0’원이었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매출 7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기업의 법인세가 230만원이라는 것은 웃지 못할 코미디”라고 말했다.
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2017년 한전은 406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고 배당도 5070억원을 지급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세수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우던 한전이었지만 최근엔 법인세와 배당액을 사실상 한푼도 내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하며 세수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더 심각한 것은 향후 전기요금을 올려 한전이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최소 15조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약 4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 2년 간 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은 11조원에 달한다. 이는 한전이 ‘법인세 수익’으로 잡고 있는 돈으로, 달리 말하면 앞으로 돈을 벌어도 11조원만큼은 세제상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올해도 한전이 15조원 가까이 영업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한전의 이연법인세 자산은 4조원 가량 추가로 쌓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한전이 내지 않아도 되는 법인세는 15조원으로 증가한다.
한전 안팎에서는 "어쩌다가 법인세도 못내는 기업이 됐느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심각한 상황이다.전기요금 인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전의 부실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기준 한전의 하루 평균 영업적자는 876억원에 달한다. 운영비를 채권을 찍어 충당하는 상황에서 하루 이자만도 평균 30억원 이상이다. 분기당 13원(킬로와트시당)씩 전기요금을 올린다는 계획도 2분기 들어 완전히 틀어지면서 보름동안만 1조원 이상의 계획 대비 추가 적자가 예상된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부실화는 결국 전력 소비자인 국민과 기업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전기료 포퓰리즘이 오래 갈수록 한전의 후유증은 오래 전력 시스템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