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는 인생이다…나만의 중심이 없으면 고꾸라진다

[arte] 김용걸의 Balancer - 삶의 코어를 찾는 여행
누구든 살아가다 보면 넘어질 때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돌부리에 걸렸었거나 눈길에 미끄러졌었거나 잠시 한눈을 팔았거나 등등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중심을 잃었던 짧은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발레 공연을 위해 리허설을 하거나 공연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이때도 발레무용수들이 넘어지거나 실수를 하는 이유가 마찬가지로 바로 중심을 잃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인 거다.간혹 사람들로부터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과 하고 있는 발레의 공통점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하는데 요즘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자기 자신만의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

발레무용수들에게 있어 최고의 목표라 한다면 그건 바로 무대에서 선보일 자신의 몸짓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과 감탄을 선사하는 것이다.하지만 그 어떤 무용수도 무대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실수를 하는걸 원치 않기에 수많은 반복의 연습을 통해 매일매일 하루하루를 자신과 싸우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그 수많은 연습중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연습이라 묻는다면 “발레동작들마다 숨겨져 있을 최적의 중심을 찾는 연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동작들마다 존재하는 중심점을 찾는 연습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몸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려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신체구조와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중심을 찾는 방법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필자도 수업 때 학생들에게 자주하는 말이 바로,
“자신의 중심을 찾는 노력을 하되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찾는 걸 절대 주저하지 말라”다.

전 세계의 발레무용수들이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 ‘발레의 꽃’으로 불리는 ‘발레 클래스’(Ballet Class)다.Ballet Class는 보통 1시간에서 2시간동안 이뤄지는데, 크게 ‘바 워크’(Barre Work)와 ‘센터 워크’(Center Work)로 구성된다.

먼저 바 워크는 수행할 동작들을 긴 막대기인 봉(Barre)을 잡고 하는 과정이며 센터 워크는 바 워크에서 수행했던 동작들을 바와 같은 지지대가 없는 연습실 한 가운데로 옮겨 스스로 중심을 잡아가며 동작들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수많은 반복의 발레 클래스를 통해 단련된 몸과 마음으로 무용수는 ‘리허설’이라는 또 다른 수많은 반복의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무대’라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관객들에게 자신만의 춤을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과정의 반복연습을 거쳤다 할지라도 자신만의 중심을 찾기 위한 과정인 발레 클래스를 게을리 했다면 그 어떤 무용수도 관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춤을 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발레무용수들 사이에선 발레 클래스에 관한 이런 말도 존재한다.

”하루를 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하지 않으면 옆 사람이 알며,
사흘을 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

나만의 중심이라는것을 찾기 위해선 수많은 노역과 흔들림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나는 자주 이 흔들림의 과정을 회피하려 했었고, 결국 흔들리게 되는 나의 모습도 함께 하는 다른 무용수들에게 보여지는 게 자존심 상해 연습을 게을리했던 기억이 있다.

흔들거리는 위태로움과 그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버텨내려는 그 의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 의지야말로 그것을 그 무엇보다 강하게 만드는 자양분임을 살아가며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 발레라는 예술을 통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몇 해전부터 성인발레가 붐인데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중심을 잡아가는 예술이 바로 발레라는걸 그들도 느낄 수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짐작이 된다.

발레와 떼어놓을 수 없는 클래식 음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 속에서 들을 수 있는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 자신만의 중심을 잡아간다는 것, 그러고 보면 모든 인간은 발레무용수가 될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나는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