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도 썼다…"이거 사러 제주 갑니다" 2030 꽂힌 '힐링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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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인센스 스틱' '힐링템' 자리 잡아
이효리 방송서 사용 후 매출 급증세 보여
전문가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 당부
2019년 방송된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나그참파'라는 인도산 죽향을 태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인센스 스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인센스 스틱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 이효리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 RM, 블랙핑크 제니 등도 인센스 스틱을 애용한다고 알려지면서 최근엔 더욱 대중적으로 애용되는 모습이다.인센스 스틱은 숯·나무 반죽 등에 향료를 첨가해 향기 나는 연기를 방출하도록 만든 막대기 모양 제품을 뜻한다. '인센스'라는 단어는 '불태우다, 밝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incendere'에서 유래했다. 인센스는 스틱 형태가 가장 보편적인데, 최근 들어서는 인기에 힘입어 콘이나 모기향, 나무, 종이 형태 등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최근까지도 인센스 스틱은 20~30대 세대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히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힐링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이나 공기 정화 등 효과가 있어서다. 인센스 스틱 인기에 힘입어 '향멍'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향멍'이란 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여유를 즐기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뜻이다.인센스 스틱에서는 에센셜 오일, 프레이그런스 오일 등을 섞은 재료를 대나무 심지에 입힌 '죽향', 별도 막대 없이 향료를 묻혀 굳힌 '선향' 등의 향이 난다. 침향, 백단향 등 어떤 나무로 만들어진 스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한 향을 경험할 수 있다.
'디깅족'이란 뚜렷한 취향과 목적에 맞는 선호 품목을 깊게 파고들어 구매하는 소비자로, 좋아하는 것에 시간과 돈 열정을 투자하며 파고드는 이들을 뜻한다. 인센스를 디깅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만의 향과 그 향기가 나는 나만의 공간이 중요해진 것. 또한 인센스 스틱은 이들에게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고 스트레스 지수를 완화해 주는 수단이 된데다, 하나의 '향(香) 테리어(향+인테리어)' 필수품이 됐다.이런 탓에 20·30세대가 자주 찾는 서울 주요 상권인 성수동, 홍대 입구 등의 소품 샵과 편집숍 등을 방문하면 인센스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편의점, '인센스 제품이'로 자리 잡은 서울 여의도 더 현대 등 대형 백화점에서도 인센스 스틱이 들어섰다. 지난 주말 더 현대의 한 편집숍에서는 여전히 인센스 스틱을 구매하러 온 젊은 소비자들로 붐볐다.
특히 특별한 향을 찾기 위해 지역 곳곳의 인센스 스틱, 향 제품 찾으러 가는 소비자들도 눈에 띈다. 일부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는 인센스 스틱의 수요에 발맞춰 해당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인센스 제품을 내놔서다. 얼마 전 각종 인센스를 모으기 위해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는 윤모 씨(25)는 "제주 협재 바다에서만 나는 향을 구현한 인센스 사기 위해 제주행 티켓을 끊을 정도"라며 "좋아하는 향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을 아끼고 싶지 않을 만큼 향이 중요하고 주변에도 인센스 제품에 꽂힌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2018년 미국 암 연구학회 논문에 따르면 인센스 스틱 연기 속 추출물을 비소세포폐암(NSCLC) 세포에 24시간 노출한 결과 암의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해 한국소비자원이 전용면적 59㎡ 아파트 욕실과 비슷한 크기 공간에서 인센스 스틱을 15분 켜놓은 뒤 공기 중 유해 물질을 분석한 결과, 10개 중 5개 제품에서 신축 공동주택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30㎍/㎥ 이하)을 초과한 벤젠이 측정됐다.
이외에도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3시간 동안 피운 침향, 백단향 등의 연기를 포집해 인간 폐 세포에 24시간 쐬었을 때 역시 담배 연기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변화가 관찰됐다. 이 연구팀은 "향 연기로 인한 공기 오염은 호흡기·심혈관 질환 악화, 폐 세포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