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주택 자금조달지수 11.9p 하락…"건설업체 자금압박 심화"

자금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보는 주택 사업자들이 한달 새 크게 늘었다. 정부가 여러 부동산 금융 지원 정책을 펴고 있으나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며 미분양 물량 등이 계속 쌓이고 있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달 주택사업자의 자금조달지수가 전월(78.5) 대비 11.9포인트 하락한 66.6을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지수화한 값으로, 100을 밑돌면 자금조달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얘기다. 자금조달지수는 작년 11월(37.3) 이후 4개월 연속 오르더니 이달 다시 고꾸라졌다.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분양 적체와 토지매입 후 사업추진 지연 등으로 건설업체의 자금압박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며 “이런 상황이 하반기까지 계속되면 주택업체의 연쇄도산과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므로 미분양 주택 매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등 추가적인 연착륙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73.1)보다 8.4포인트 오른 81.5로 집계됐다. 올해 1월(55.8) 이후 3개월째 상승 중이다. 정부가 세제·청약·대출 등 규제를 완화하고 최근 금융권의 대출금리도 내려가면서 지난 2월부터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 회복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주택사업경기 회복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주택산업연구원의 진단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상승했지만 서울은 지난달 88.2에서 이달 78.0으로 10.2포인트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지난달 서울의 전망지수가 급격히 상승(24.2포인트)했으나 실질적인 시장 변동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조정으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