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햅번이 구경하던 곳…뉴욕 5번가 티파니 매장 '컴백'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한 장면. 사진 (주)마운틴픽쳐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인 티파니(Tiffany&Co.)의 미국 뉴욕 5번가 본점이 4년 간의 리모델링을 거친 끝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장한다. 1961년 개봉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햅번이 크루아상과 커피를 먹으며 바라보던 매장으로 유명한 이 곳은 티파니의 상징적으로 꼽힌다. 이런 플래그십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배경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브랜드 경험’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최근 명품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티파니는 이달 27일 뉴욕 5번가와 57번가 코너에 위치한 본점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 행사를 연다. 티파니는 건물의 석회암 외벽을 보존하되, 상부에 유리로 된 전시 및 이벤트 공간을 증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축되는 건물의 꼭대기 층은 기존의 티파니에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리테일(소매)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에는 세계적인 건축회사인 OMA가 참여했다.
티파니 뉴욕 본점 리모델링 이미지. 사진 OMA
1940년 문을 연 이 매장은 티파니라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주요 매장이다. 80년이 넘는 역사의 매장을 수년간 폐쇄하고 공사를 감행한 데에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체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본점의 이름을 ‘플래그십’에서 ‘랜드마크(Landmark)’로 변경한 것도 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려는 티파니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티파니는 본점 4층에 ‘블루박스 카페’라는 식당을 연 바 있다. 티파니의 시그니처 색상인 푸른색으로 꾸민 이 매장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콘셉트로 한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몇년 전부터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 리모델링이 활발히 이뤄졌다. 청담동 명품거리의 까르띠에 메종 청담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장했다. 루이비통도 1년 반에 달하는 대대적인 공사 끝에 2019년 다시 문을 열었다.
루이비통이 서울 청담동에서 진행하는 세번째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
플래그십 매장뿐 아니라 식당과 카페를 활용한 브랜드 경험 마케팅도 강화하는 추세다. 단순히 패션 제품을 파는 브랜드가 아닌, 일상 생활에 녹아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다. 지난해 3월 서울에 문을 연 구찌의 식당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이 대표적이다. 다음달에는 루이비통이 서울 청담동에 세번째 팝업 레스토랑을 연다.

한편 이달 말 열리는 티파니 본점 재개장 행사에는 티파니를 소유한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지난달 방한했을 당시 만난 고위 관계자들 중 일부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