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무소속'으로 의회 질서 유린하는 민주당의 '깍두기' 의원들 [사설]

더불어민주당이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단독 통과시켰다. 지난해 ‘검수완박법’ 처리 때 민주당을 탈당해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들어갔던 민형배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또 참여했다.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은 대학생이 대출받아 학교에 다닌 뒤 졸업을 했더라도 취직 전이거나 취직 이후라도 폐업·실직·육아휴직 등으로 소득이 사라지면 유예 기간에 붙는 이자를 면제해주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반대해 왔다.국회선진화법에서는 여야 의견이 대립하는 법안은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다수당 3인과 나머지 정당 및 무소속 3인 등 6인으로 구성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검수완박법 입법을 앞두고 위장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이번에도 안건조정위에 참여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 의원 참여에 반발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박광온·강민정·서동용 의원과 민 의원 등 4명의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누가 봐도 검수완박법 때와 판박이 입법 과정이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법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으로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절차적 하자가 명백하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행위를 되풀이했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민 의원은 일종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도 헌재를 무시한 채 헌정·의회 질서를 악의적으로 유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 의원은 탈당한 지 1년가량 지났으나, 여전히 민주당 복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늬만 무소속’ 의원이다. 양곡관리법 직회부를 위해 동원된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마찬가지 경우다. 이들 의원은 혼자 남아 있다가 이곳저곳 부르는 데 가서 힘을 보태주는 일종의 ‘깍두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민 의원 등은 자신을 민주당의 입법 과정에서 투사로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상식 있는 유권자에게는 헌법 기관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입법 폭주족의 일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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