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위탁생산 '글로벌 최강'…첨단의약품은 걸음마 수준

"유전자치료제 기술 확보 시급"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세계 1위이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20곳 중 12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이 분야 강자다. 다만 항체의약품에 치중돼 있으며 첨단의약품 분야 진출은 더딘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바이오 전문지 파마보드룸은 최근 글로벌 매출 기준 상위 CDMO로 론자(스위스) 캐털란트(미국) 써모피셔(미국) 우시바이오로직스(중국) 레시팜(스웨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크프리트(스위스) 후지필름(일본) 베링거인겔하임(독일) 등 9개 업체를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력 12년 만에 126년 전통의 론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뚝 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 사업을 위해 2011년 4월 설립됐다. 2015년 3공장까지 착공하며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2018년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임상물질 생산 및 품질 테스트 등을 제공하는 위탁개발(CDO) 진출을 선언하고 CDMO 사업을 본격화했다. 올해 상반기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L가 된다. 론자 46만L, 베링거인겔하임 49만L, 우시바이오로직스 45만6000L 등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생산능력에서 초격차 1위로 올라선다.

생산능력 확장 전략은 계속된다. 상반기 18만L 규모의 5공장 증설에 나서 2025년 9월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5공장에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와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설립한다. 이곳에 유망한 바이오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지원할 계획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만 생산할 수 있다. 신공장인 5공장 역시 1~4공장과 마찬가지로 항체의약품 시설이 들어선다. 반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선 첨단의약품 분야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인수합병(M&A) 경쟁이 치열하다. 단순히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첨단의약품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M&A다.

CGT는 차세대 의약품 기술이다. 환자 맞춤형 기적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대표적이다.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약 5%의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같은 기간 CGT는 4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항체의약품만 생산하는 전략이 아니라면 이른 시일 안에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