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수 "이화영 부탁받고 '김성태와 이십년지기' 허위 진술했다"

"李 구속되기 일주일 전 카페서 부탁받아"…李 뇌물 공판서 증언
李측 변호인 "검찰 조사 때와 법정 증언 달라"…진술 신빙성 의문 제기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화영 경기도 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구속기소)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29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안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증인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한 것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자신은 20년 지기라고 진술해왔으나, 이는 이 전 부지사의 부탁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고 밝힌 것이다.

안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언제 어디서 허위 진술을 요구했냐"는 검찰 측 질문에 "이 전 부지사가 (뇌물 사건으로) 구속되기 일주일 전 집 앞 카페에서 만났다.이 전 부지사에게 김 전 회장과 나는 오래전부터 알았던 걸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김 전 회장과 제가 먼저 알았던 것으로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진술 부탁을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안 회장은 "당시 경기도가 개최한 아태평화교류협회 국제대회를 쌍방울 그룹이 우회 지원했다는 것 때문에 언론보도가 나오는 등 시끄러웠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저 혼자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고 제 측근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며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의형제 같은 관계이고, 쌍방울에 제가 신세를 지고 있어서 (이 전 부지사에게) 해야 하는 도리가 아닌가 싶었다"고 덧붙였다.다만 그는 경기도의 대북사업인 스마트팜 관련해 이 전 부지사의 부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안 회장의 검찰 조사 진술과 올해 1월 말 증인 신문, 이날 법정 증언 내용이 서로 배치된다며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 회장은 2018년 12월 말 김 전 회장이 북측 조선아태위원회 김성혜 부실장 등과 만났다고 진술했으나, 최근 같은 해 11월 말에도 김 전 회장과 김성혜 부실장이 만났다고 진술을 바꿨다.변호인이 "매번 진술이 달라지는데 어떻게 증인의 말을 믿을 수 있냐"고 묻자 안 회장은 "구속된 상태에서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았고,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기억이 없었다"며 "지금은 정신 차렸고 맑은 정신으로 기억을 살려서 법정 증언을 할 정도는 된다.

여러 자료를 보고 기억을 되살린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안 회장은 2018년 12월경 서울 쌍방울 사옥에서 마련된 술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약속대로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주지 못하면 경기도의 중요 대북 사업이 멈출 것 같다.

이재명(당시 경기도지사)이 잘되면 쌍방울 잘되지 않겠냐. 쌍방울이 5천만불이라도 베팅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안 회장은 "'이재명 지사가 방북을 희망한다는 요청을 북한에 전달해달라'는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3번 친서를 받아서 2번 전달했다"라고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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