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기차에 수조원 풀자 기업들 '로비 열풍'"

인프라법·IRA 입김 넣으려…국내 기업도 로비 가담
미국이 전기차 육성을 포함한 친환경 정책에 수십억달러(수조원)를 풀자 광물·배터리 업체들이 일부를 얻어내려고 로비에 열을 올린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폴리티코의 자회사인 에너지·환경 전문매체 E&E 뉴스의 분석에 따르면, 30여개의 광물·배터리 업체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로비 업체를 고용했다.

예전부터 로비해오던 업체나 해당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들은 로비 인력이나 자금지출을 늘렸다.

한 사례를 들면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출을 줄이던 전미광업협회(NMA)도 2022년 220만달러를 연방 정부에 대한 로비에 지출, 2020년과 비교해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미국 정부와 의회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광물과 배터리의 국내 생산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움직임 속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의원들과 정부 기관에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로비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배터리 스토리지 기업 안토라 에너지, 배터리 제조사 폼 에너지 등과 함께 로비 업체 '바운더리 스톤'의 고객사라고 소개했다.

바운더리 스톤은 지난해 미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을 요구하기 위한 '미국 배터리 독립 연합'(Coalition for American Battery Independence)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핵심 광물,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정부에 오랜 기간 로비를 해왔고 광업을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응 비전과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구체화하자 더욱 로비에 열을 쏟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런 기업들이 중요한 정책적 승리를 따냈고, IRA 등 법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지켜보며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사회기반시설 재건에 1조2천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인프라법,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광물 생산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각각 2021년, 지난해 통과됐다.

IRA는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활성화에 7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전기차와 배터리 부품에 550억달러까지 대출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의회에서 부여받았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LG화학과 호주의 시라, 아이오니어는 에너지부로부터 다양한 사업에 대한 대출이나 대출 보증을 받았다"며 "2021년부터 LG화학은 120만달러를 로비에 썼고, 아이오니어는 25만달러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까지 전기차가 승용차의 67%를 차지하도록 하는 차량 배출 기준 강화안을 발표했다.

로비업체 '파이오니어 퍼블릭 어패어스'의 조 브리튼 대표는 "세계 어디에서나 사업할 수 있는 대규모 다국적 기업들은 10억달러 규모 시설을 어디에 지을지 결정할 때 연방 정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과 일자리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정치적 지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