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철강 수출땐 탄소배출량 알려야

유럽의회, 10월부터 보고 의무화
2026년 '탄소 국경세' 부과 시작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가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수입품에 이른바 ‘탄소 국경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법안을 18일 처리했다. EU는 법안이 시행되는 올해 10월부터 역외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CBAM 법안이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기, 시멘트, 수소제품 등 6개 품목의 생산 시 배출되는 탄소량 추정치에 탄소 국경세를 부과하는 법안이다. 탄소 국경세는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ETS는 탄소 배출량이 기준을 넘을 경우 초과량에 대한 배출 권리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EU는 탄소 국경세를 2026년부터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법안이 시행되는 올해 10월 1일부터 부과 전인 2025년 말까지는 탄소 배출량 보고 의무만 지우기로 했다.

유럽의회는 CBAM과 병행되는 ETS 확대 개편안도 처리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ETS가 적용되는 산업군의 탄소 배출 감축량 목표치(2030년)를 2005년 대비 43%에서 62%로 상향하는 것이다. 이날 한때 유럽 탄소배출권은 t당 94유로에 거래됐는데, 2020년 초보다 네 배 높은 수준이다. EU는 역내 기업들에 적용해온 ETS 무료 할당을 2026년부터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탄소 국경세 부과 대상이 되는 역외 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에서 CBAM 및 ETS 개편을 최종 승인하고, EU 관보에 게재하면 발효된다.한국을 비롯한 역외 국가 기업들은 CBAM 여파를 예의주시해 왔다. CBAM 법안이 본격 시행되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한국의 대(對)EU 수출 중 철강이 43억달러로 알루미늄(5억달러), 비료(480만달러)보다 규모가 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