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도 안 먹히네"…넷플릭스, 결국 계정공유 금지 연기

넷플릭스 구독자 수 또 부진
넷플릭스 1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또다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1분기 도입하려 했던 계정 공유 금지 조치는 2분기로 연기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성장에 제동을 걸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전망도 안 좋다”

1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규 가입자 수는 175만명을 기록했다. 시장 추정치인 241만명을 크게 밑돌았다.가입자 수가 20만명 줄었던 지난해 1분기 이후 2년 연속 부진한 출발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상반기에만 117만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하반기 1007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 상반기 순감은 상쇄했다. 그러나 연간 신규 가입자 수(900만명)도 2011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변신한 후 최저치였다.

1분기 매출은 81억6200만달러(약 10조7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78억6800만달러) 대비 3.7% 증가했다. 시장 추정치인 81억8000만달러보다는 낮았다. 넷플릭스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며 “비영어권에서는 ‘더 글로리’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17억1400만달러로 19억7200만달러였던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5.1%에서 21.0%로 떨어졌다. 주당 순이익(EPS)은 2.88달러로 시장 추정치(2.86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해 10월부터 넷플릭스가 월 6.99달러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강달러가 영업이익률을 3%포인트 가량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넷플릭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15억6500만달러로 전년(15억7800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가이던스(전망치)를 내놨다. 영업이익률도 19.8%에서 19.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환율 등 대외환경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정공유 금지 연기”

넷플릭스는 이날 계정 공유금지 조치를 2분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넷플릭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구독자들 중 약 43%인 1억 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때문에 계정 공유를 중단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지난 2월 넷플릭스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비밀번호 공유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실적보고서에서 넷플릭스는 앞서 계정 공유금지를 예고한 일부 국가들에서 신규 가입자 수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계정 공유를 할 수 없게 된 구독자들이 신규 가입을 하지 않고, 그대로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금지 연기로) 3분기 구독자 수 성장과 수익의 일부가 하락하겠지만, 우리는 이 조치가 구독자들과 우리 사업 모두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그럼에도 콘텐츠 투자는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24년 콘텐츠에 약 17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넷플릭스의 시초였던 DVD 배달 사업을 종료한다고도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넷플릭스 시간외 주가는 12% 급락했다 회복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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