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 승자는 구글·MS 아닌 이 회사…목표가 2배로 올렸다

기술기업 경쟁 속 '최대 수혜자' 떠오른 엔비디아
부정 평가했던 유일한 애널리스트도 "패배 인정"
"가격 책정 능력 놀라워…업계 평균의 10~20배"
AI 경쟁 뛰어든 머스크도 엔비디아와 GPU 계약
주가 전날보다 2.46% 올라 52주만에 최고가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엔비디아(NVIDIA)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HSBC 의 프랭크 리 기술연구책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축소'에서 '매수'로 2단계 상향조정했다. 엔비디아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유일한 애널리스트였던 그는 투자자 의견서에 "패배를 인정한다(We're throwing in the towel)"는 표현을 썼다. 프랭크가 엔비디아를 재평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데이터센터의 둔화에 너무 집중했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 AI 반도체의 가격 책정력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AI용 GPU 가격은 게임용 GPU 평균가격보다 10~20배 이상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크는 "엔비디아의 놀라운 AI 반도체 가격 책정능력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목표주가를 175달러에서 355달러로 높였다. 2024 회계연도 매출과 주당 순이익 추정치도 각각 18%, 20% 상향 조정했다.


AI 전쟁에 뛰어든 기업들은 저마다 엔비디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진실(Truth) GPT라는 이름으로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최대의 진실 추구 AI를 시작할 것"이라며 AI 개발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초 네바다주에 'X.AI'라는 이름의 법인 설립을 등록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 수천개를 구입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 GPU에 의존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019년부터 자체 AI반도체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MS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소규모 그룹에서 이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MS가 개발한 반도체가 엔비디아를 직접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J. 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잭 골드 애널리스트는 "MS의 AI 반도체는 고비용의 엔비디아 옵션이 필요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다양한 고객에게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65달러(2.46%) 오른 276.67달러로 마감했다. 52주만에 최고가다. 엔비디아는 이날 총 110억달러(14조4980억원) 거래되며 뉴욕증권거래소 최고 인기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초부터 이날 거래 전까지 88.6% 상승했다.
최근 1년 엔비디아 주가. 트레이딩이코노믹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