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폐쇄 번복 '꼼수'…저작권 피해액만 5조 달해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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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선언 5일만에 "운영 재개"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오는 30일부터 사이트 운영을 재개한다. 지난 14일 사이트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후 5일 만에 다시 시작해 ‘꼼수 폐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사당국의 불법 스트리밍 단속에도 비상이 걸렸다.
운영자 추적 어려워 단속 비상
19일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 운영진은 30일 오전 2시부터 ‘더 뉴 누누 시즌2’를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 새 사이트는 이용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도메인을 공개하지 않고 텔레그램으로 문의를 남긴 기존 가입자에게 안내한다는 게 누누티비 측 설명이다. 접속자 폭주로 서버 운영비가 광고 수익을 넘어서는 일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누누티비는 2021년 6월부터 영화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스트리밍했다. 수익은 사이트에 불법 도박 광고를 붙이는 방법으로 챙겼다. 독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만 볼 수 있던 ‘더 글로리’(넷플릭스), ‘길복순’(넷플릭스), ‘카지노’(디즈니플러스), ‘환승연애’(티빙) 등이 주요 피해 콘텐츠로 꼽힌다. 누누티비는 콘텐츠가 공개된 후 이르면 두세 시간, 늦어도 이틀 내에 똑같은 영상을 자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OTT업계에선 관련 불법 스트리밍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누티비 운영진을 처벌하지 않으면 유사 사이트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16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누누티비 수사에 착수했지만, 운영진의 신원과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누누티비의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저작권 피해 규모는 4조9000억원을 넘는다. 온라인동영상(VOD) 단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어서 부가 판권, 해외 유통 수익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이란 설명이다. 누누티비의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