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걸까…네이버 AI 센터장이 밝힌 사용법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월드IT쇼 2023'에서 생성AI 주제로 강연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예시 보여줘라"
"한국 초거대 AI 수준 세계 3위권"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3'에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연구소장이 생성AI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생성 인공지능(AI)에게 100점짜리 결과물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백지 상태에서 70~80점짜리 초안을 만드는데 몇 분이면 된다는 것, 이 자체로 업무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3’에서 강연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진 않겠지만 AI를 잘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 센터장은 세계 세 번째로 출시된 초거대 AI인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의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이다.하 센터장은 이날 오후 ‘챗GPT 시대 초거대 AI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대응 전략’이라는 이름의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시간은 20분남짓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산업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 200여명이 몰리면서 발을 디딜 자리가 부족했을 정도로 강연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하 센터장은 챗GPT나 하이퍼클로바와 같은 생성 AI의 적절한 사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I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주면 거기에 잘 맞게 생산한다”며 “예시를 보여주면 또 이에 맞게끔 잘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나 ‘전문가들과 토의할 정도의 전문성을 담아’ 등과 같은 표현을 추가하면 AI가 이에 맞춰 답변의 표현 방식을 정한다는 얘기다.

챗GPT의 답변이 부실한 경우에는 영어로 질문할 것을 권했다. 챗GPT가 습득한 정보량 중 상당수가 영어에 해당하는 만큼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답할 때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다. 하 센터장은 질문해 나온 결과물을 갖고 계속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다보면 양질의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챗GPT를 쓰고 있다면 답변을 줄글이 아닌 표 형태로 받아보는 것도 가능하다.하 센터장은 “전문가 입장에선 (생성 AI가 내놓는 답변이) 자세하게 보면 전문성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전문 분야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녹여서 70~80점짜리 답을 100점으로 만드는 건 여러분의 몫이고 그게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생성 AI가 어떤 산업에서든 다소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 해외 연구에 따르면 80% 이상의 노동자가 생성 AI로부터 최소 10%에 해당하는 업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 중 19%는 업무의 50% 이상을 영향 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고도 기술이 필요한 직종과 고소득 직종에서 생성 AI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내 AI 생태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세부 기술을 전혀 공개하지 않기로 한 만큼 국내 이해관계자간 협업을 통해 생성 AI 생태계를 국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오는 7월 하이퍼클로바를 개선한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 센터장은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에선 세계에서 가장 잘하고 영어도 상당히 잘하는 형태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하이퍼클로바X는 처음부터 한국어 기반으로 설계된 만큼 한국어 답변에 한해선 해외 생성 AI보다 비용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정보 처리 속도도 3배 빠를 것이라는 게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초거대 AI 기술 수준은 미국에 이은 세계 2~3위권”이라며 “생성AI 생태계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한국, 중국 세 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은) 챗GPT나 하이퍼클로바를 많이 써먹어야 한다”며 “몰려오는 쓰나미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