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베트남펀드에 뭉칫돈

작년 30% 이상 급락에도
3개월간 455억 순유입
올해 평균 수익률 6.1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 개인투자자에게 수차례 악몽을 안겼던 베트남 펀드가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30% 이상 급락했지만 과거처럼 다시 급등할 것이란 기대에 뭉칫돈이 몰리는 분위기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1개 베트남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19%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ACE베트남VN30’이 10.29% 상승했고, 삼성베트남펀드도 7.93% 올랐다. 미래에셋베트남펀드의 수익률은 2.91%였다.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은 미국(19.63%) 유럽(11.26%) 등 다른 글로벌 펀드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지만, 바닥을 찍고 ‘V’자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펀드는 증권가에서 등락폭이 유독 큰 펀드로 유명하다. 2006~2007년 1조원 규모의 국내 자금을 끌어들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반토막 나며 많은 투자자를 울렸다. 작년에도 베트남의 코스피지수인 VN지수가 30%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를 공포에 빠뜨린 바 있다.하지만 운용업계에서 베트남 펀드는 ‘한번 불붙으면 무섭게 오르는 펀드’로 통한다. 2020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 2년간 두 배 넘게 폭등하며 다른 국가 펀드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베트남 경제의 ‘고성장 매력’이 부각되면서 베트남 펀드에 돈을 넣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베트남 펀드에 455억원이 순유입됐다. 중장기 성장을 기대하고 퇴직연금을 통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있다.

지난해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덜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동현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투자운용부 수석은 “최근 베트남 시장은 저부가가치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바뀌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및 중국 펀드 등과 섞어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