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한양아파트 재건축, 주민투표로 신탁사 선정한다

4월22일 주민투표 예정
한토신, 업계 점유율 vs 코리아신탁, 준공 실적 '맞대결'
조합과 시공사 마찰 급증하는데…신탁방식 정비사업 각광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 전경. / 사진=네이버 부동산
한국토지신탁과 코리아신탁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 재건축 신탁사 선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토지신탁은 업계 점유율, 코리아신탁은 준공 실적 면에서 각각 앞서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오는 22일 주민 투표를 실시해 단지의 재건축 사업을 이끌 신탁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쟁은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두 신탁사는 이에 앞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는 1987년 준공된 단지로, 지난 2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정비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사업비 조달부터 분양까지 전체 과정을 맡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방식이다. 일반 조합 방식과 달리 조합 등을 설립할 필요가 없어 절차가 줄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다.

신탁사가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조합 방식에서 다수 발생하는 비리를 원천 차단해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대안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 뛰어든 한토신과 코리아신탁은 각각 업계 점유율과 준공 실적 면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한국토지신탁은 업계 점유율과 규모 면에서 한발 앞선 상황이다. 한토신의 사업시행자 방식 사업 실적은 전체에서 그 비중이 크지 않지만, 현재 개발형 토지 신탁 사업 영역에서는 업계 선두를 다투는 신탁사다. 사업지 인근의 북가좌6구역과 신림1구역 등 서울 시내에서 사업대행자 방식 재개발 사업권을 따내면서 신탁 업계 도시정비 사업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관리할 사업지가 많은 만큼 사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고려될 만한 요소다.

코리아신탁은 지정개발자 방식 정비사업 준공 실적 면에서 한국토지신탁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코리아신탁은 DMC한양 아파트가 추진하는 지정 개발자 방식의 최초 사업 시행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신탁사다.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초기부터 정비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 실적과 참여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제 코리아신탁은 2016년 신탁방식 최초 경기 안양시 동안구 진흥로얄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이후 2017년 사업시행 인가, 2018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사업 추진 3년 만인 2019년 착공에 들어간 데 이어 2021년 11월 ‘한양수자인평촌리버뷰’를 준공하는 성과를 이뤄 낸 바 있다. 일반적인 정비사업은 조합 설립 이후 10년 이상 걸리는데 반해 코리아신탁은 신탁 방식으로 5년 2개월 만에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2018년에는 사업 대행자 방식 최초로 ‘대영연립 재건축 사업’을 준공한 실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한편 시장에서는 최근 서울 지역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신탁사들의 과열된 영업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비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 신탁사가 가칭 위원회 등과 양해 각서를 체결하며 금전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며 “일부 비정상적 영업 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과 이에 맞는 적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