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명동역 '기습 시위'…출근길 4호선 열차 운행 지연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에 나섰으나 승차를 저지당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140여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이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진행한 탑승 시위로 4호선 명동역에서 출근 시간대 열차가 지연됐다.

이날 오전 8시께 공동투쟁단은 각각 삼각지역과 명동역에서 모여 시위를 시작했다.

특히 명동역 시위는 예고가 없던 '기습' 시위였다. 약 10명의 시위대는 경찰과 10분 정도 대치 끝에 회현역 방향 4호선 열차에 탑승해 여의나루역에서 하차했다. 서울교통공사(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위로 명동역에서 오전 8시 16분부터 30분까지 약 14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시위가 예고됐던 숙대 입구 방향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는 공동투쟁단 50여명이 모여 선전전을 시작했다. 승강장에는 경찰과 공사 직원 200여 명이 배치됐다. 공동투쟁단은 약 30분간 시위를 했다.

이에 공사 측은 열두 차례에 걸쳐 즉각 시위 중단과 퇴거를 요청하는 안내방송을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비롯한 시위대가 8시 40분께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면서 잠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열차 지연은 다행히 없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에 나섰으나 승차를 저지당한 뒤 승강기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각지역 시위대는 시위를 중단하고 인원을 나눠 각각 6호선과 4호선을 타고 여의도 63빌딩 쪽으로 이동했다.

이날 여의도 63빌딩에는 정부의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공동투쟁단은 이날이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바뀌어야 한다며 63빌딩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