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女 '집단폭행'한 흑인 청소년들…경찰은 보고도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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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후 금품 빼앗아 흩어져미국 시카고 도심의 한 빌딩 앞에서 흑인 청소년 무리가 20대 백인 여성을 집단 폭행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돼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시카고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15일 밤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파크’ 앞 미시간 애비뉴에 1000명에 달하는 흑인 청소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을 당시 현장 인근 빌딩 입구에서 촬영됐다.피해 여성이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10여 명의 청소년 무리가 여성을 잡아끌어 바닥에 쓰러뜨린 후 주먹질을 하고 발로 밟는 장면이 영상에 잡힌 것.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구타당하는 동안 이들을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법전문 매체 CWB시카고는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동영상에는 가해자들이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자막(Yay, we get active)이 붙어 있다"고 전했다.
또, 경찰은 "피해 여성이 공격받을 당시 한 남성과 함께 있었다"면서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구타한 뒤 애플워치·스마트폰·선글라스·신발·지갑 등을 빼앗아 뿔뿔이 흩어졌다"고 전했다.‘흑백 커플’로 드러난 피해자들은 지난 1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신원을 공개하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 여성 애슐리 크누드슨(20)은 "백화점에서 나와 길을 걷고 있는데 무리가 나를 밀쳤다. 곁에 있던 드본테 게리슨-존슨(22)이 ‘밀지마라. 누가 미냐’라고 말한 후 상황이 극으로 치달았다"며 "그들은 우리를 죽일 것처럼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크누드슨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처음 시카고를 찾았다가 악몽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두 피해자는 지나가던 한 부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도움을 준 부부는 피해자들의 머리와 얼굴에 유혈이 낭자했다며 "집단폭행 현장을 경찰관들이 보고도 그냥 지나쳐 놀랐다. 우리라도 도와야 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시카고 도심에서는 흑인 청소년 최대 1000명이 떼 지어 몰려다니며 기물을 훼손하고 불을 지르고 운행 중인 차량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등 난동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패가 갈려 서로 싸우고, 뒤쫓다가 총을 쏘기도 했다. 대규모 경찰이 배치됐으나 속수무책이었다.이날 소요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계획된 ‘틴 테이크오버’(Teen Takeover of the city·10대들의 도시 장악) 이벤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경찰은 현재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을 이용해 15일 사태 관련 범죄 단서들을 수집하고 있으며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