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말 몇마디로 대한민국 국민이 수천냥의 빚을 져"(종합)

尹 로이터 인터뷰 비판…"대통령 공식 기념사서 '사기꾼'이란 말 못 들어봐"
"'사기꾼·양안·군사 지원' 세 마디에 3천만냥 빚…말 한마디로 원수도 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일 "대통령의 사기꾼, 양안, 군사 지원 세 마디에 3천만냥 빚을 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말 한마디로 원수도 산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의 글은 윤석열 대통령의 4·19 혁명 기념사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4·19 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또 전날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조건을 달긴 했으나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야권에선 "국익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과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 긴장과 관련해서는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이 반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문제는 내정이라며, 이에 대한 외국의 언급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어제 하루는 대통령의 말 몇 마디로 대한민국이, 또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천냥의 빚을 진 날"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저는 대통령 공식 기념사에서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며 "그 말을 듣는 (4·19 혁명 기념식) 현장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참가자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께서 느끼셨을 자괴감, 이런 것들이 참으로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는 쉽게 표현하거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양안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대중 관계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대한민국 안보에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군사 지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서 대러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동북아 평화 안정에 큰 부담되지 않을까 정말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유기의) 파초선처럼, 부채질 같지만 그게 세상에 평지풍파를, 폭풍을 몰고 온다"며 "말 한마디가, 표정 하나가 가지는 큰 영향력과 그 위험함을 인식하시고 또 신중하게 판단하시고 언급하시고 행동해주시길 (윤 대통령에게) 새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