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Z '불닭 챌린지' 놀이…삼양식품, 매출 1兆 클럽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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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新전성시대 (4)
46억개 팔린 매운맛 볶음라면
美·동남아 등 95개국 진출
연 매출의 70% 수출이 차지
2016년 이후 잇단 실적 신기록
해외 사업 확대…관련 조직 신설
작년 말 누적 판매량 46억 개를 돌파한 ‘불닭 시리즈’는 고전하던 삼양을 일으켜 세운 일등 공신이다. 삼양 연간 매출의 70%가량이 불닭 시리즈에서 나온다. 삼양은 불닭 시리즈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961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60년 만에 ‘연매출 1조원’ 눈앞
삼양은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본격화한 2016년 후 거의 매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2016년 3593억원이던 매출(연결 기준)은 지난해 9090억원으로 6년 만에 2.5배 늘었다.같은 기간 수출액도 930억원에서 6057억원으로 6.5배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5.8%에서 지난해 66.6%로 커졌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삼양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86억원, 119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첫해 판매액은 75억원 수준이었다. 삼양 내부에선 출시 후 반짝 이목을 끌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숱한 라면처럼 불닭볶음면도 ‘패스트 메뉴’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파이어 누들 챌린지의 폭발적인 유행을 타고 지금은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등 라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이를 두고 김 부회장도 “하늘이 도왔다”고 말한다.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삼양은 95개국에 불닭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삼양식품은 유튜브 등에서 치즈 참치 계란 등을 활용해 매운맛을 완화한 불닭볶음면 레시피가 등장하자 ‘치즈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을 선보여 연속 히트시켰다.‘불닭떡볶이’ 등 간편식과 소스까지 합치면 불닭 시리즈 제품은 총 29종이다. 불닭 시리즈의 독주가 이어지자 지난달엔 인스턴트라면 원조인 일본 닛신이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비슷한 미투 제품 ‘야키소바볶음면’을 내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삼양은 작년 말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지역 영업마케팅본부와 해외 물류 전담 조직을 세웠다. 삼양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1년에 서너 달씩 해외 출장을 다닐 정도로 수출 드라이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