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스타서 영화제작자·목사·가정폭력까지…굴곡진 서세원 삶

1980∼90년대 토크쇼 진행하며 인기…영화 '조폭마누라' 제작도 참여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67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방송인 서세원은 굴곡진 삶을 살았다. 1979년 TBC(동양방송)의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서세원은 198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 맹활약했다.

비슷한 시기 다른 코미디언들이 주로 콩트에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서세원은 특유의 입담을 무기로 다수의 '토크쇼'를 진행했다.

서세원은 특히 그가 진행한 '청춘행진곡' 속 코너 '스타데이트'(MBC)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토크쇼 방식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서세원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서세원쇼'(KBS 2TV)에서 본격적으로 토크쇼를 정착시키며 인기를 누렸다.

그는 1988년 제2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TV 예능상, 1995년 KBS 코미디대상 대상, 1997년 제24회 한국방송대상 남자코미디언상, 1998년 SBS 연기대상 MC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서세원은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해 2001년 신은경 주연의 코미디물 '조폭마누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서세원은 2000년대 들어 연예계 비리와 주가 조작 등 각종 형사사건에 연루돼 법정을 오갔고 결국 방송계를 떠나게 됐다.

그는 방송사 PD에게 홍보비 명목으로 뒷돈을 건네고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2006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2007년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유리한 정보를 허위 공시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고, 2009년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영화 제작자로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조폭마누라'의 성공 후 내놓은 '긴급조치 19호'(2002), '도마 안중근'(2006)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2010년 직접 감독·각본·제작을 맡아 내놓은 '젓가락'은 관객 1천명도 모으지 못했다.

4년 뒤엔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제작하려 했으나 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고, 제작이 무산됐다.

서세원은 2012년 개신교 목사로 변신해 서울 강남구의 소규모 개척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서세원이 대중에게 외면받은 것은 배우자인 방송인 서정희를 상습 폭행해온 일이 2014년 알려지면서다.

특히 서세원이 서정희를 폭행하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지상파 방송에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이 일로 기소된 서세원은 혐의 일부를 부인했으나 전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이혼 후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로 알려진 김모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고, 이후 캄보디아로 이주해 목회 활동과 사업을 해왔다. 서세원은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회장 엄영수)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나 최근 20년가량 교류가 없어 협회 차원에서 별도의 입장을 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