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도시 꿈 실은 '스페이스X 스타십'…이륙 후 '공중 폭발'

화성에 유인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이 이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발사 4분 뒤 공중에서 폭발하며 목표로 했던 전체 궤도 비행에는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발사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이스X는 20일 밤 10시33분(한국시간)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 발사에 성공했다. 완전체로 조립한 스타십의 첫 비행이었다. 스타십은 텍사스 발사장을 출발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약 90분 뒤 하와이 인근 바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러나 발사 후 3분 59초, 시속 2123㎞의 속력으로 고도 29㎞에 도달한 스타십은 단 분리를 하지 못하고 공중 폭발했다. 스페이스X는 이에 대해 “단 분리 전에 ‘계획되지 않은 급격한 해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음 비행 시험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오늘의 시험 발사는 스타십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우주선은 ‘슈퍼헤비(1단)’로 불리는 로켓과 우주선 겸 로켓 ‘ 스타십(2단)’으로 이뤄졌다. 둘을 합친 전체 높이는 120m다.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크다. 33개 랩터 엔진으로 구성된 스타십의 추력은 7500t급이다.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보다 추력이 여섯 배 이상 강하다.

스타십에는 최대 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유인 우주선은 4~6명 정도가 한계였다. 이 우주선은 머스크가 선언한 ‘화성 개척’의 핵심이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원료를 사용하면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현지에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 스타십은 달 착륙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쓴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스페이스X와 체결했다.

1·2단 조립이 완료된 스타십의 이륙은 2019년 8월 엔진 1기로 구성된 초기 발사체가 처음으로 고도 150m 수직상승 비행에 성공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2021년 5월에는 3개의 엔진을 장착한 스타십 시제품이 고도 10㎞까지 오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2021년 스타십 시험 발사를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약 2년 늦어졌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