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 폭락에 우주선도 폭발…테슬라 '최악의 날'

시총 메타에 뒤져...2021년 이후 처음
월가 7곳 '매도' 의견
머스크 재산 126억달러 급감
애널리스트 15명 목표주가 낮춰

테슬라 주가가 20일(현지시간) 10%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는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수요를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면서다. 월스트리트에서도 목표주가를 낮추고 투자 의견을 낮추는 증권사들이 대거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보다 17.6달러(9.75%) 하락한 162.99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락률은 지난 1월 3일 이후 최대다.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500억달러(66조원) 이상 줄었다.이날 테슬라 시가총액은 5166억달러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5466억달러)에 뒤졌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도 이날 126억달러 줄었다.

앞서 테슬라는 19일 장 마감 후 순이익이 25억1300만달러로 전년 동기(33억1800만달러) 대비 24.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총이익률은 19.3%로 2019년 4분기(18.8%)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올 들어 6차례 전기차 가격 인하를 단행한 영향이다.

그러나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우리는 지금은 더 큰 판매량을 추구하는 것이 더 적은 판매량으로 더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보다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마진 전망에 대해서도 “마진이 어떻게 될 지 말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 실적 발표 후 JP모간 등 증권사 최소 3곳이 테슬라에 대한 ‘매도(비중축소)’ 의견을 냈다. JP모간은 “1분기 테슬라는 재고 증가 문제로 15억달러의 현금을 썼다”며 “수요가 경영진의 기대만큼 강하지 않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현재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이 매도인 증권사는 7곳이다. 15곳이 ‘중립’, 26곳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로이터는 테슬라 실적 발표 이후 최소 15명의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는 190달러에서 170달러로, 모건스탠리는 220달러에서 200달러로 각각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현재 테슬라 목표 주가 평균은 210달러에서 200달러로 떨어졌다. 이날 주가보다는 22.7% 높은 수준이다.

이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달·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20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지만, 스타십은 이륙 약 4분 만에 상공에서 폭발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