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화 北인권대사 "우크라·미얀마 사태로 北인권 후순위 밀려"

브루킹스연구소 연설…"美, 북한인권특사 조속히 인준해야"
숄티 "식량 아닌 자유 위해 탈북"…스칼라튜 "북핵과 인권, 연관관계"
미국을 방문 중인 이신화 북한인권대사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위기 속에 북한 인권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사는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 북한인권 세미나에서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수단 사태를 비롯해 에너지 문제 등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북한 인권 의제는 한참 뒤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이 같은 게토에서부터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임)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와 남북 관계의 특수성이라는 부조리한 고려를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감았다"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북미 정상회담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그래서 얻은 결과가 무엇이냐"며 "북한은 한층 강력한 핵 실험국이 되었고, 북미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규탄했다.

이 대사는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 인권 단체에 대한 지원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들어 예산 증가가 있었다고 믿는다"며 "이 같은 지원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북한인권재단을 건립해야 한다"며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의 실질적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사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인권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미국의 역할이 과소평가돼선 안 된다"며 줄리 터너 미 북한인권특사 지명자의 조속한 인준도 촉구했다. 미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인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토론에서 "한국의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글자 그대로 하느님께 감사한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에 벌어졌던 일은 끔찍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한국에 민주주의를 다시 가져왔다"며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그들 입장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코로나19를 국경 봉쇄에 악용하고 있다"며 "북한 이탈주민은 식량이 아니라 자유를 위해 탈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군사·안보 집단과 인권 운동가 사이에 여전히 인식차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인권 침해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 관계가 있으며, 북한 정권은 자국민을 착취해 확보한 현금으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특권층의 사치재를 사들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략 40개국에 10만명의 북한 불법 노동자가 존재했다"며 "현재 상황을 집계 중에 있지만 파악이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