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아침 시편] 시간을 지배하라…하루 20분의 기적

20분

고두현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 고두현 시인 :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등 출간.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등 수상.
우리는 1년에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러나 천왕성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84년이나 걸린다. 인간의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우리의 일생은 천왕성의 1년과 같다.

먼 우주의 행성과 비교하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 길가에 핀 달맞이꽃을 보자. 달맞이꽃에게는 20분이 한 생이다. 우리 인생은 한 번밖에 없다. 연습할 수도, 반복할 수도 없는 일회성의 시간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날마다 허둥대며 산다.마음먹고 하루에 20분만 아껴보자. 사흘이면 1시간, 한 달이면 10시간을 벌 수 있다. 1년이면 120시간이나 된다. 120시간은 온전한 5일이다. 남들이 쓸 수 있는 날은 1년에 365일이지만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날은 370일이나 된다.

날마다 허비하는 시간이 20분뿐일까.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자투리 시간들이 날마다 2시간은 된다. 그 시간을 유익하게 쓴다면 1년에 한 달을 벌 수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세계를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도 지배한다고 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한 시간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

시간을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벼락 이론’까지 생겼다. “한 달 후 벼락에 맞아 죽을 운명이라면, 우리는 그 남은 한 달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 말을 듣고 나면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공부나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그냥 열심히 하는 것과 일머리를 알고 효과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데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1년 안에 영어를 마스터하자’는 목표를 잡았다 치자. 기간이 1년이나 되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누구나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그러다 연말이 되면 초조해진다.

이럴 때 전문가들이 권하는 것이 ‘엘리펀트 테크닉’이다. 코끼리처럼 큰 목표는 멀리 있을 때 작아 보이지만, 그걸 한 번에 잡아먹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 얼마, 내일 얼마, 이런 식으로 매일 조금씩 잘라 가면 마침내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다.

1년에 영어 단어 2400개를 외워야 한다면 기부터 팍 꺾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엘리펀트 테크닉’을 활용하면 하루에 7개만 외우면 된다. 하루 7개면 지하철 안에서도 외울 수 있다. 2400개라는 코끼리를 하루 7개씩 잘라 먹는 방식이다.

시간은 흐르는 강물 같아서 막을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물을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질량은 달라진다.

러시아 과학자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1890~1972)는 ‘시간을 정복한 남자’로 불린다. 그는 26세 때부터 죽을 때까지 50년 이상 ‘시간 통계’ 노트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몇 배나 풍요롭게 살았다. 그의 업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공인 곤충분류학과 해부학뿐만 아니라 진화론, 수리생물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70여 권의 저서와 100권 분량의 논문을 남겼다. 철학과 과학, 문학, 예술에 대해서도 막히는 것이 없었다. 그는 매일 자신이 쓴 시간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일기에다 ‘곤충분류학: 알 수 없는 곤충 그림을 두 점 그림(3시간 15분), 어떤 곤충인지 조사함(20분)’ 등의 일과를 꼼꼼하게 적었다.

그는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면서 시간의 질과 효율을 높였다. 곤충 채집은 주로 산책 시간에 했다. 잠은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고, 산책과 운동을 즐기며, 피로하면 충분히 쉬고,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빠 역할까지 하면서도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 시간을 지배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도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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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 일을 할때 그냥 열심히 하는 것과 일머리를 알고 효과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1년 안에 영어를 마스터하자’는 목표를 잡았다 치자. 기간이 1년이나 되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누구나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이럴 때 전문가들이 권하는 것이 ‘엘리펀트 테크닉’이다. 코끼리처럼 큰 목표는 멀리 있을 때 작아 보이지만, 그걸 한 번에 잡아먹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 얼마, 내일 얼마, 이런 식으로 매일 조금씩 잘라 가면 마침내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다. 1년에 영어 단어 2400개를 외워야 한다면 기부터 팍 꺾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엘리펀트 테크닉’을 활용하면 하루에 7개만 외우면 된다. 하루 7개면 지하철 안에서도 외울 수 있다. 2400개라는 코끼리를 하루 7개씩 잘라 먹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