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에서 재즈 뮤지션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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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론 브랜튼의 Jazz it UP
코로나19의 시작은 우리에게 한 가지 사실을 전면에 부각시켰다.단순히 소통을 위한 네트워킹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통해 이전에는 어려웠던 방식으로 아이디어와 개념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직접 만나지 않고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생활에 있어서는 매우 지역적이지만, 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인 존재가 됐다. 우리의 음악적 삶에서 이러한 연결성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는 사진의 보급 덕분에 벽이 없는 박물관이 생겨났고, 이러한 기술적 영향력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화를 혼합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 덕분에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미국 뉴욕에 있는 피아니스트가 트리오와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서울이 자정인데도 오하이오에 있는 영매가 지상에 있는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심지어 음악을 필사해서 배울 수도 있고(내가 실제로 자주 한다), 길라드 헥셀만(Gilad Hekselman)이 연주를 강화하기 위해 시간을 내면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들을 수 있다. 항상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난 최근 들어 헥셀만을 생각하곤 하는데, 헥셀만이 올 5월에 서울에 올 예정이고,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음악이 더 많이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덕분에 (세계는) 지구촌이 되었고, 어디서든 누구나 몇 초 안에 음반을 얻을 수 있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아티스트를 확인하고 어떤 음악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음악을 듣는 것도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기술혁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술혁신은 아티스트의 작업 방식을 형성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더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헥셀만도 팬데믹 기간 동안 컴퓨터로 수집한 데모로 ‘파 스타(Far Star)’ 앨범을 개발했다. 그는 이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트리오를 넘어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고 협업하는 능력의 향상은 팝 음악에서도 매우 흔한 일이 됐다. 팬데믹 이전에도 K팝은 2000년 초반만 해도 불가능했을 원거리 연결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스톡홀름에 있는 EKKO의 스웨덴 작가와 프로듀서들은 이제 정기적으로 한국 고객을 위해 일하며 음악을 만들고 한국에서 듣는 많은 팝 히트곡을 제작하고 있다.
다른 뮤지션들은 모든 공연이 사라진 팬데믹 기간 동안 자신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다. 에밋 코헨(Emmet Cohen)은 비디오 팟캐스트 '에밋의 플레이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주로 베이스의 러셀 홀(Russell Hall)과 드럼의 카일 클레이풀(Kyle Claypool)이 리듬 섹션을 구성하고 사마라 조이(Samara Joy), 시릴 아이메(Cyrille Aimée)등 다양한 가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그의 집에 와서 함께 노래를 연주하는 방식이었다. 때로는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 헌정 공연에 출연한 티본 페니콧(Tivon Penicott, 색소폰)이나 야마나카 미키(Miki Yamanaka, 피아노) 등 내가 존경하는 훌륭한 연주자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항상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방송으로 진행되는 개인 공연을 후원하는 이 아이디어는 많은 청취자와 다른 뮤지션들이 일이 바쁠 때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연주되는 음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필사본은 왕이다!).
에밋에 대한 홍보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코로나 봉쇄령이 풀리면서 그의 트리오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져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알려져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참여를 즐기고 있다.
피아니스트 야마나카 미키도 팬데믹 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미국 동부 표준시)에 뉴욕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하우스 세트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이러한 라이브 스트리밍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때때로 이런 요청을 받기도 하지만, 대개는 특정 작곡가 한 명을 소개하기 위해 이 스트리밍을 사용했다. 이는 그녀가 하루에 한 곡씩 새로운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는 ‘100일 챌린지’를 완료하는 데 도움이 됐다. 보통 한 번에 한 작곡가를 소개하는 것이 곡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었다.
흥미롭게도 60여 차례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지만, 뉴욕 지역에 얼마나 많은 뮤지션이 있는지 알 수 있는 퀘스트 아티스트가 두 번이나 등장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유튜브 외에도 다른 뮤지션들에게 가상 레슨을 제공하고 팬데믹 기간 동안 고립된 대규모 뮤지션 커뮤니티가 음악을 배우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 플랫폼이 있다.
‘오픈 스튜디오’는 재즈를 연주하는 방법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주요 온라인 소스 중 하나다. 워렌 울프(Warren Wolf), 프레드 허쉬(Fred Hersch), 피터 마틴(Peter Martin), 크리스천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 론 카터(Ron Carter), 제프리 키저(Geoffrey Keezer), 멜리사 알다나(Melissa Aldana) 등 유명 뮤지션들의 온라인 마스터클래스에 뮤지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픈 재즈’는 현직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직면하는 일반적인 문제, 즉 리듬과 박자 유지, 피아노나 기타의 화음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오픈 스튜디오는 뮤지션이 가장 관심 있는 기술이나 기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악기별 온라인 강좌를 제공한다.
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파블로 헬드(Pablo Held)는 음악가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이트이자 서비스인 ‘패트리온(Patreon)’에 채널을 개설하여 이를 실현했다.
헬드는 ‘인터뷰 및 음악 교육’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 새롭고 흥미로운 뮤지션들을 인터뷰하고 리즈스트(Lizst)에서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에 이르기까지 그가 살펴본 곡의 필사본을 제공한다.
내가 파블로의 계정을 구독하는 이유는 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그가 통찰력을 가질 만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즐기고, 아이디어를 주는 일종의 뮤즈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파블로는 화성에 대한 새롭거나 다른 접근법을 찾는 방법부터 작업에서 영감을 주는 새로운 음악이나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그의 접근 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에 관계없이 나는 그가 듣고 관찰하는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팬데믹 여부와 상관없이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쁘다.
팬데믹 여부와 상관없이 새로운 음악이 여러분의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청취자 여러분도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데 이 커넥션을 활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