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세계 첫 암호화폐 규제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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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거래정보 보고 등유럽연합(EU) 의회가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U 내 가상자산 관련 기업은 감독당국에 등록해야 하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충분한 지급준비금을 갖춰야 한다.
규제 패키지 '미카' 7월 시행
유럽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규제 패키지(MiCA)를 20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거래 과정의 투명성, 관련 기업에 대한 감독, 시장 조작 및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과 같은 범죄 예방 조치 등 광범위한 규제를 담은 법률이다. EU에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은 회원국 중 한 곳에 등록해야 한다. 유럽증권시장국(ESMA)과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암호화폐 플랫폼의 위험 관리 현황과 내부 규정의 적절성 및 준수 여부 등을 감독할 예정이다. 플랫폼 운영사들은 관련 정보와 투자 위험성을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거나 시장 건전성 또는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경우 감독당국이 플랫폼 운영을 제한하거나 폐쇄할 수 있다.플랫폼 사업자는 대량 인출에 대비해 달러 등 실제 자산과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일정 비율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스테이블 코인의 하루 거래액은 2억유로(약 2900억원)로 제한할 예정이다.
거래 익명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트래블 룰(travel rule)도 강화한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 정보를 수집해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거래소 간 코인 이동 시 발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규제를 강화한 셈이다. 거래소 대신 자체 지갑을 사용해도 1000유로가 넘는 가상자산을 중앙화된 지갑으로 이체하는 경우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된다.
법안은 27개 회원국의 공식 승인을 받아 오는 7월에 시행될 전망이다. 세부 시행령에 따라 점진적으로 규제가 확대될 예정이다.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규제는 2024년 7월부터 적용된다.
노유정/이현일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