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체류 국민 철수 도울 특임대 도착 전 '72시간 휴전' 합의(종합)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에 이어 정부군도 '이드 휴전' 합의
환자 이송·주민 대피·외국인 철수 기회…합의 준수 여부가 관건
로이터 "휴전 발표 후에도 격렬한 사격"…미 국무 '휴전 약속 지키라" 촉구
유혈분쟁이 이어져 온 수단 내 우리 국민 철수를 위한 수송기와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등 병력이 현지로 출발한 가운데, 일주일째 유혈 분쟁을 이어온 수단 군벌이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했다.하지만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수단 정부군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성명을 통해 이드 알피트르 첫날인 이날부터 사흘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은 "수단 국민이 라마단의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축제 이드 알피트르를 축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휴전 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성명은 이어 "정부군은 반군이 휴전의 필요 조건들을 모두 준수하고, 휴전을 방해하는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멈추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앞서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도 이날 새벽 휴전 합의 소식을 전했다.

RSF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6시부터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신성한 이드 알피트르 기간과 겹치는 휴전은 시민들이 대피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드 알피트르 첫날인 이날도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무력 충돌을 이어갔지만, 이전에 비해 강도는 약해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그러나 정부군의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수도 하르툼에서 격렬한 사격이 이어져,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이번에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등 지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교전 지역에 갇힌 시민들이 피신해 치료받고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받아야 한다"며 72시간의 휴전을 제안했다.

우여곡절 끝에 양측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분쟁에 발이 묶였던 부상자 이송은 물론 단전과 단수, 식량부족에 시달리며 숨어 지내온 시민들의 피란길이 열릴 가능성도 커졌다.또 휴전이 지켜진다면 한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미국 등 현지에 체류하는 자국민 철수를 추진하는 국가들도 계획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날 우리 국민 철수를 돕기 위해 공군 C-130J 수송기와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 50여 명이 현지로 출발했다.
다만, 양측은 이전에도 3차례나 일시 휴전 합의를 깬 전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휴전 합의가 지켜질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양측은 무력 충돌 이틀째인 지난 16일에는 3시간, 나흘째인 18일과 19일 각각 24시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휴전 개시 예정 시간 이후 계속 교전을 이어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군 지도자인 부르한 장군, 신속지원군의 다갈로 사령관과 통화하고 휴전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수단 군부와 민간인 지도자가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긴급 협상에 나서야 한다면서, 협상에서는 인도적 지원과 함께 도심에서 병력 철수를 포함한 민간인 보호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지난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이들은 2021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의 민정 이양 작업을 멈춰 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사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RSF의 정부군 편입 일정과 두 조직의 통합 후 지휘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을 시작했다.일주일째 이어지는 분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413명이 목숨을 잃었고, 3천551명이 부상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