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이드 휴전' 삐걱…韓국민 등 외국인·외교단 철수 임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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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각국 대피 지원 동의…하르툼 공항 통한 철수는 불가"
교전·공습 지속…현지 활동가 "수도 총성·포성 계속 들려"
한국 군 수송기 지부티 미군기지행·청해부대 수단 해역 급파 북아프리카 수단의 군벌 간 무력 충돌 발발 8일째에 접어든 22일(현지시간) 수도 하르툼 등지에서는 사흘간(21∼23일) '이드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현지 자국민과 외교관의 안전한 철수를 위한 각국의 안전 보장 요청을 수락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수단 정부군은 이날 성명에서 "부르한 장군이 여러 국가에, 수단에 있는 자국민과 외교관의 안전한 대피와 철수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부르한 장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이 이미 동부 포트수단을 떠나 항공편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요르단 외교단도 같은 방식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수단은 하르툼에서 동북쪽으로 약 840㎞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 도시다.
다만, 부르한 장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알하다드 방송과 인터뷰에서 계속되는 교전으로 하르툼 공항에서는 외국인 대피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은 서남부 니얄라의 공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공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신속지원군(RSF)도 전날 늦게 성명을 내고 다른 나라들이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모든 공항을 부분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RSF가 수단 내 공항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 15일부터 교전을 이어온 정부군과 RSF는 전날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이날도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져 휴전 합의는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무력 충돌 이틀째인 지난 16일에는 3시간, 나흘째인 18일과 19일에는 각각 24시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계속 교전을 이어왔다.
수도 하르툼의 한 현지 활동가는 이날 오전 알자지라방송에 "아직도 총성은 물론 포성이 들린다"며 "휴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하르툼 북부에서는 전투기 공습이 진행됐으며 수도 동부와 남부에서도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간밤에는 최근 며칠간 도시를 뒤흔들던 폭음이 가라앉았으나 이날 오전 수도 곳곳에서 격렬한 총성과 포성, 전투기의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드 휴전 기간을 활용해 수단에 체류하는 자국민과 직원 등을 철수시키기 위한 국가들과 유엔 등의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 50여 명을 태운 공군 C-130J 수송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 미군기지로 보낸 데 이어,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했다. 이 밖에 미국과 영국, 일본,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과 유엔도 현지의 자국민과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용기를 인근 지역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1만6천명에 달하는 현지 민간인 철수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조처는 따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길목이자 홍해와 아덴만이 접하는 지역에 위치한 지부티는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은 테러 조직 대응과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수단의 하늘길이 다시 개방되고 공항이나 항구까지 이동 과정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자국민들을 철수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집권을 끝낸 지난 2019년 쿠데타의 주역인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2021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의 민정 이양 작업을 멈춰 세웠다.
이후 이들은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고, RSF의 정부군 통합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에 돌입했다.
8일째 이어진 분쟁 과정에서 유엔 산하 직원 4명과 미국 시민 1명을 포함한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이어져 지금까지 최소 413명이 숨지고 3천551명이 다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수도 하르툼 등에서는 무력 분쟁에 발이 묶인 주민들이 단전, 단수, 식량부족 등으로 고통을 받다가 최근 대규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교전·공습 지속…현지 활동가 "수도 총성·포성 계속 들려"
한국 군 수송기 지부티 미군기지행·청해부대 수단 해역 급파 북아프리카 수단의 군벌 간 무력 충돌 발발 8일째에 접어든 22일(현지시간) 수도 하르툼 등지에서는 사흘간(21∼23일) '이드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현지 자국민과 외교관의 안전한 철수를 위한 각국의 안전 보장 요청을 수락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수단 정부군은 이날 성명에서 "부르한 장군이 여러 국가에, 수단에 있는 자국민과 외교관의 안전한 대피와 철수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부르한 장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이 이미 동부 포트수단을 떠나 항공편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요르단 외교단도 같은 방식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수단은 하르툼에서 동북쪽으로 약 840㎞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 도시다.
다만, 부르한 장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알하다드 방송과 인터뷰에서 계속되는 교전으로 하르툼 공항에서는 외국인 대피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은 서남부 니얄라의 공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공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신속지원군(RSF)도 전날 늦게 성명을 내고 다른 나라들이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모든 공항을 부분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RSF가 수단 내 공항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 15일부터 교전을 이어온 정부군과 RSF는 전날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이날도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져 휴전 합의는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무력 충돌 이틀째인 지난 16일에는 3시간, 나흘째인 18일과 19일에는 각각 24시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계속 교전을 이어왔다.
수도 하르툼의 한 현지 활동가는 이날 오전 알자지라방송에 "아직도 총성은 물론 포성이 들린다"며 "휴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하르툼 북부에서는 전투기 공습이 진행됐으며 수도 동부와 남부에서도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간밤에는 최근 며칠간 도시를 뒤흔들던 폭음이 가라앉았으나 이날 오전 수도 곳곳에서 격렬한 총성과 포성, 전투기의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드 휴전 기간을 활용해 수단에 체류하는 자국민과 직원 등을 철수시키기 위한 국가들과 유엔 등의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 50여 명을 태운 공군 C-130J 수송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 미군기지로 보낸 데 이어,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했다. 이 밖에 미국과 영국, 일본,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과 유엔도 현지의 자국민과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용기를 인근 지역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1만6천명에 달하는 현지 민간인 철수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조처는 따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길목이자 홍해와 아덴만이 접하는 지역에 위치한 지부티는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은 테러 조직 대응과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수단의 하늘길이 다시 개방되고 공항이나 항구까지 이동 과정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자국민들을 철수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집권을 끝낸 지난 2019년 쿠데타의 주역인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2021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의 민정 이양 작업을 멈춰 세웠다.
이후 이들은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고, RSF의 정부군 통합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에 돌입했다.
8일째 이어진 분쟁 과정에서 유엔 산하 직원 4명과 미국 시민 1명을 포함한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이어져 지금까지 최소 413명이 숨지고 3천551명이 다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수도 하르툼 등에서는 무력 분쟁에 발이 묶인 주민들이 단전, 단수, 식량부족 등으로 고통을 받다가 최근 대규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