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2000원' vs '동결'…첫 회의 내달 2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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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내달 2일 뒤늦게 열릴 예정이다. 근로자위원들과 노동계가 특정 공익위원에 대한 사퇴 요구를 하면서 1차 회의가 파행을 겪은 탓이다.
2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내달 2일 늦은 1차 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근로자와 사용자 위원 양측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큰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뒤늦게나마 1차 회의가 열리게 됐지만, 노정 갈등이 격화되면서 최저임금 논의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차 회의부터 파행을 겪으면서 스케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보통 1차 회의에서는 심의 요청서를 접수하고 신임 위원들을 4개 위원회(임금수준 전문위, 생계비전문위, 운영위, 연구위)에 배치하는 작업이 선행된다. 예정대로라면 1차 회의 이후 4월 말에는 최저임금위원들의 현장 조사 스케줄이 잡혀 있다.
하지만 1차 회의가 늦어지면서 결국 위원회 배정 작업 없이 현장 조사부터 나가는 혼선을 겪게 됐다.특히 올해는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추가 안건' 논의가 필요해 예년보다 심의 기간이 더 필요하지만, 되레 일정이 꼬이면서 6월 말로 예정된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지켜질지 불투명해졌다.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논의도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6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정할 수 있는지 및 방법, 생계비 적용 방법에 대한 심의에 필요한 기초자료 연구를 완료해 차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제출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해당 연구용역은 완료가 됐지만, 논의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사용자 위원은 "연구용역이 완료된 것으로 알지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아직 관련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 논의에서도 업종별 차등 적용은커녕 인상률 논의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함께한 특정 공익위원에 대한 '비토'도 적절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노총 조합원 등 수십명은 회의장에 들어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피켓을 들고 "독립성, 공정성 훼손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 "69시간 노동 강요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권 교수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좌장을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시위가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박준식 위원장과 권 교수 등 공익위원 9명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회의는 연기됐다. 이에 양대노총은 ”박준식 위원장 등 공익위원 불출석 탓에 최저임금위가 열리지 않았으며 모든 책임이 이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20일 "노동계가 특정 공익위원의 경질·사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권순원 교수에 대한 사퇴요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민주노총 등은 2021년에도 권순원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 앞에서 시위 벌이기도 했다. 권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보궐 위원으로 최저임금위에 처음 입성했다.
한편 올해 최저임금 논의의 최대 관건은 내년 최저시급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지 여부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작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약 25% 인상된 시급 1만2000원을 공식 요구한 상태다.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2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내달 2일 늦은 1차 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근로자와 사용자 위원 양측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큰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뒤늦게나마 1차 회의가 열리게 됐지만, 노정 갈등이 격화되면서 최저임금 논의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차 회의부터 파행을 겪으면서 스케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보통 1차 회의에서는 심의 요청서를 접수하고 신임 위원들을 4개 위원회(임금수준 전문위, 생계비전문위, 운영위, 연구위)에 배치하는 작업이 선행된다. 예정대로라면 1차 회의 이후 4월 말에는 최저임금위원들의 현장 조사 스케줄이 잡혀 있다.
하지만 1차 회의가 늦어지면서 결국 위원회 배정 작업 없이 현장 조사부터 나가는 혼선을 겪게 됐다.특히 올해는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추가 안건' 논의가 필요해 예년보다 심의 기간이 더 필요하지만, 되레 일정이 꼬이면서 6월 말로 예정된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지켜질지 불투명해졌다.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논의도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6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정할 수 있는지 및 방법, 생계비 적용 방법에 대한 심의에 필요한 기초자료 연구를 완료해 차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제출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해당 연구용역은 완료가 됐지만, 논의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사용자 위원은 "연구용역이 완료된 것으로 알지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아직 관련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 논의에서도 업종별 차등 적용은커녕 인상률 논의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함께한 특정 공익위원에 대한 '비토'도 적절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노총 조합원 등 수십명은 회의장에 들어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피켓을 들고 "독립성, 공정성 훼손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 "69시간 노동 강요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권 교수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좌장을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시위가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박준식 위원장과 권 교수 등 공익위원 9명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회의는 연기됐다. 이에 양대노총은 ”박준식 위원장 등 공익위원 불출석 탓에 최저임금위가 열리지 않았으며 모든 책임이 이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20일 "노동계가 특정 공익위원의 경질·사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권순원 교수에 대한 사퇴요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민주노총 등은 2021년에도 권순원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 앞에서 시위 벌이기도 했다. 권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보궐 위원으로 최저임금위에 처음 입성했다.
한편 올해 최저임금 논의의 최대 관건은 내년 최저시급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지 여부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작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약 25% 인상된 시급 1만2000원을 공식 요구한 상태다.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