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공시 기준 논의 본격화…한국, 첫 회의 참석

SSAF 첫 회의에 금융위·회계기준원 참석
ESG 공시기준 제정 진행 경과 의논하고
차기 기준제정 주제 등 의견 나눠
사진=금융위원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마련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준 제정을 추진 중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공식 자문 기구가 첫 회의를 개최했다. ISSB는 내년 1월 이후로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연간 재무 공시에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도입할 계획이다. 오는 6월엔 일반·기후 등 일부 분야에 대한 최종 기준을 발표한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지속가능성기준자문포럼(SSAF) 첫 회의에 금융위원회와 회계기준원이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초대 회원국 자격인 한국은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이 대표를 맡았다.SSAF는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재단 산하에 있는 ISSB의 공식 자문 기구다. ISSB가 지속가능성 기준을 만들거나 재개정하려면 SSAF의 자문을 거쳐야 하는 구조다.
이달 회의는 IFRS재단이 작년 12월 SSAF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ISSB 기준 제정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각종 논의에 참여했다"며 "SSAF 회의는 한국이 지속가능성 공시에 대해 국제기관, 외국 등과 직접 논의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IFRS S1(일반)·S2(기후) 제정작업 진행 경과에 대해 논의했다. ISSB는 작년 3월 S1·S2 초안을 발표하고 같은 해 7월까지 각국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나온 주요 쟁점에 대해 재심의를 거쳐 오는 6월 말 최종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금융당국 협의체인 국제증권감독위원회(IOSCO)도 ISSB의 최종 기준을 검토한 뒤 공식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회의 참석자들은 차기 기준제정 주제, IS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회계기준 간 연계성 등도 논의했다. ISSB는 S1·S2 이외에도 추가 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지속가능성 분야 전반을 포괄할 수 있도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기준을 더한다는 구상이다.

ISSB는 생물다양성, 인적자본, 인권 등을 차기 주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기준제정 주제를 비롯한 향후 2년간 작업 계획안을 다음 달에 발표한다.

이번 회의에선 IFRS 재단과 SSAF 회원국 간 업무협약(MOU) 체결도 이뤄졌다. IFRS 재단과 SSAF 회원국이 서로 독립성을 존중하면서 IS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SSAF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EU), 영국, 중국, 일본 등 세계 13개국이 참여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유럽집행위원회(EC), 국제증권감독위원회 (IOSCO), GRI(글로벌보고이니셔티브) 등은 SSAF의 옵서버로 참여한다.

SSAF는 회의를 연간 4차례 개최할 계획이다. 차기 회의는 오는 7월 중 열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금융위는 "회계기준원을 비롯한 유관기관과 함께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국내도 2025년부터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를 앞둔 만큼 국내 ESG 공시 기준 마련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