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인수 후 '압도적 1위' 애니플러스…"주가 2배 될 수도"

증권가 "경쟁사 인수로 판권 확보 비용 줄어들 것"
"목표가 8300원"…최근 주가보다 2배 높은 수준
"경쟁사 인수 목적으로 전환사채 발행해 오버행 위험 있어"
서점에 진열된 만화책들./ 사진=연합뉴스
애니플러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경쟁사인 애니맥스를 인수하면서 실적과 주가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SK증권은 애니플러스의 목표주가를 83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1일 종가 4250원보다 2배가량 높다. 애니플러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국내로 유통하는 회사다. 2020년 미래에셋대우기업인수목적2호와 스펙 합병해 같은 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11월엔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의 지분을 인수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증권사가 애니플러스의 목표주가를 높인 배경엔 경쟁사 인수 이슈가 있다.앞서 애니플러스는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유한회사(애니맥스 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460억원으로, 인수예정 일자는 6월 30일이다. 애니맥스는 애니메이션 유통 업체다. 지난해 기준 애니맥스의 매출액은 134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이었다.

이번 인수에 대해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쟁업체를 인수해 입찰 과정에서의 가격 경쟁이 불필요해졌다"며 "애니메이션을 대량 구매해 단가까지 낮출 수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신작 점유율이 70%에서 85%까지 늘어나 애니플러스는 시장의 지배적인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애니플러스의 실적인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니플러스는 올해 10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익은 226억원으로 추정됐다. 각각 전년 대비 87.68%, 134.76% 늘어난 수치다.
애니플러스가 방송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내 옆에 은하' 사진=애니플러스 SNS 캡처
최근 애니플러스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애니플러스의 코스닥 상장 첫해 콘텐츠 유통 부문의 매출은 78.5%였는데, 지난해엔 51.26%로 줄었다. 캐릭터 상품 매출 비중이 28.13%, 전시·행사 매출이 20.61%로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인수로 콘텐츠를 다수 확보한 만큼 애니플러스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허선재 연구원은 "애니맥스는 '귀멸의 칼날' 등 애니플러스와 중복되지 않는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굿즈 사업을 바탕으로 애니플러스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의 인기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지난달 국내에서 극장판을 개봉했다. 5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전환사채(CB)를 통해 마련됐다. 지난 20일 애니플러스는 키움-타임 애니메이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없으며 전환가액은 4510원이다. 전문가는 이자율에 주목했다. 허선재 연구원은 "채권자들이 이자를 포기하면서까지 주식을 현재가(최근 종가, 4250원)보다 높은 가격에 확보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애니플러스의 성장성과 주가 상승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CB가 발행된 만큼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물량)은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니플러스의 주가가 교환 가격을 웃돌 경우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