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공포' 하루 단위로 측정하는 새 변동성 지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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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BOE, 24일 'VIX1D' 출시 예정미국 증시에서 ‘월가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수가 24일(현지시간) 출시된다. 시장 변동성을 파악하는 주기가 기존 30일에서 하루로 대폭 단축될 예정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이날 ‘VIX1D’를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VIX1D는 만기가 하루짜리인 VIX다. 기존에는 23~27일 후 만기가 돌아오는 파생상품에 기반해 향후 30일간 S&P500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반영했다면, 앞으로는 하루 단위로 촘촘하게 변동성을 측정하겠다는 취지다.최근 수년간 파생상품 시장에서 VIX의 효용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온 데 따른 대응이다. 하락장에 대비해 VIX 상승을 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됐던 펀드들은 지난해 S&P500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냈다. 주식 시장 침체의 정도 비해 VIX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VIX는 이제 지표로서의 기능을 잃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초단기 파생상품 시장에서 초단기 옵션 거래가 급증한 점도 한몫했다. 주요 경제 지표 발표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각종 이벤트 발생 시점에 맞춰 단시간에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S&P500 지수 옵션 중 만기 하루짜리 옵션(0DTE)이 차지한 비중은 44%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도 이 수치는 50%에 가깝게 상승했다. VIX에는 이 상품이 반영되지 않는다. 측정 기간을 9일,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세분화한 VIX9D, VIX3M, VIX6M, VIX1Y 등 대체 지수가 여럿 발표됐지만, 새 지수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었다.CBOE에서 제품 혁신을 총괄하고 있는 롭 호킹은 “단기 옵션 거래가 급증하자 시장에선 30일 단위로는 (변동성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만기를 좁힌 만큼 시장 상황에 더 잘 들어맞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0DTE 거래가 CBOE 전체 수익의 15%가량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VIX1D는 VIX보다 변동 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며칠 동안 VIX는 19에서 26.5로 올랐다. 이 기간 VIX1D를 측정했다면 15.3에서 40.2까지 급등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일각에선 급격한 장중 변화와 더불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킹은 “단기 옵션은 요행을 바라는 일회성 거래가 아니다. 다양한 사용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고 있으며,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