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아니다"…챗GPT 개발 주역도 베팅한 '꿈의 에너지'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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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온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인간과 주도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AI를 보며 "SF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소재가 현실화됐다"는 경외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챗GPT의 개발주역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시선은 정작 더 먼 미래의 기술을 향하고 있다.
위험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무한 동력을 얻을 수 있는 '꿈의 에너지원' 핵융합 산업이다. 알트만뿐만 아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업계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최근 몇년 새 핵융합을 '성배'처럼 받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의 아버지' 올트먼과 베이조스, 게이츠를 비롯해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 저명한 기업가들은 핵융합 원자로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데 앞다퉈 베팅하고 있다. 대규모 머신러닝 등 AI 기술이 개선되면서 핵융합 실험의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미 핵융합산업협회(FIA)는 현재까지 핵융합 누적 민간투자금이 총 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중 75% 이상이 2021년 이후 집중됐다.
미 국방부 소속 물리학자 라이언 위드는 "20년 전만 해도 핵융합 실험 계산에 수천 달러가 들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컴퓨팅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5년 안에 토스트기나 전자레인지 크기의 핵융합 장치에서 전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 장관 출신으로 현재 비영리 연구 단체인 에너지 퓨처스 이니셔티브의 CEO인 어니스트 모니즈는 "10년 안에 적어도 2곳 가량의 기업이 안정적이고 소형화된 핵융합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올트먼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의 오랜 투자자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3억7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헬리온 에너지는 "올트먼은 단순 투자자 그 이상"이라며 "직접 조사하고 실험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제 헬리온 직원들은 엔지니어링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올트먼이 개발한) 챗GPT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일즈포스의 베니오프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분사된 핵융합 기업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의 주요 투자자다. 그는 "핵융합은 나에게 성배이자 신화 속 유니콘"이라며 "일단 작동하기 시작하면 한계가 없는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빌 게이츠와 조지 소로스 등 거물들이 총 20억달러를 투자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마존의 베이조스는 캐나다 제너럴퓨전 투자에 참여했다. 트위터와 우버의 초기 투자자였던 크리스 사카가 최근 세운 벤처캐피털(VC) 로워카본은 아예 핵융합 전문 퓨전 펀드를 만들었다. 4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성공리에 마감한 애벌랜치 에너지가 로워카본의 대표 포트폴리오다.
미 핵융합 업계는 일제히 환호했다. FIA의 앤드류 홀랜드 CEO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핵융합이 어떻게 규제될지 불확실하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핵융합 시설의 규제 주체 등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이번 결정은 미국이 상업용 핵융합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규제 접근법"이라고 환영했다.
핵융합은 핵에너지를 사용하지만 작동방식은 핵분열과 정반대다. 핵분열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이 분열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핵융합은 수소를 결합해 헬륨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태양이 스스로 빛과 열을 낼 수 있는 것도 내부에서 이런 핵융합 반응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덕분이다. 핵융합 발전을 인공 태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융합 반응의 재료가 되는 중수소는 지구에 사실상 무한으로 존재한다. 융합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 핵융합이 꿈의 청정 에너지라 불리는 이유다. 대형 고온 초전도 전자석, 초고출력 레이저 기술, 암 연구를 위한 방사선 치료 등 다른 응용분야도 많다.
위험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무한 동력을 얻을 수 있는 '꿈의 에너지원' 핵융합 산업이다. 알트만뿐만 아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업계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최근 몇년 새 핵융합을 '성배'처럼 받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이 분기점…"누적 투자금 50억달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핵융합 에너지 발전은 수십년 후에나 실현 가능한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오래된 편견이 깨지고, 핵융합의 돌파구가 임박했다"며 "2021년을 기점으로 핵융합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8월은 미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핵융합 반응 실험에서 순에너지 생산에 처음 근접한 시기다. 연구소는 작년 말 1메가줄(MJ) 이상의 순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의 물 500mL를 펄펄 끓는 100℃로 올리는데 필요한 열에너지인 167KJ의 약 6배에 달한다.'챗GPT의 아버지' 올트먼과 베이조스, 게이츠를 비롯해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 저명한 기업가들은 핵융합 원자로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데 앞다퉈 베팅하고 있다. 대규모 머신러닝 등 AI 기술이 개선되면서 핵융합 실험의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미 핵융합산업협회(FIA)는 현재까지 핵융합 누적 민간투자금이 총 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중 75% 이상이 2021년 이후 집중됐다.
미 국방부 소속 물리학자 라이언 위드는 "20년 전만 해도 핵융합 실험 계산에 수천 달러가 들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컴퓨팅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5년 안에 토스트기나 전자레인지 크기의 핵융합 장치에서 전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 장관 출신으로 현재 비영리 연구 단체인 에너지 퓨처스 이니셔티브의 CEO인 어니스트 모니즈는 "10년 안에 적어도 2곳 가량의 기업이 안정적이고 소형화된 핵융합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올트먼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의 오랜 투자자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3억7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헬리온 에너지는 "올트먼은 단순 투자자 그 이상"이라며 "직접 조사하고 실험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제 헬리온 직원들은 엔지니어링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올트먼이 개발한) 챗GPT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일즈포스의 베니오프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분사된 핵융합 기업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의 주요 투자자다. 그는 "핵융합은 나에게 성배이자 신화 속 유니콘"이라며 "일단 작동하기 시작하면 한계가 없는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빌 게이츠와 조지 소로스 등 거물들이 총 20억달러를 투자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마존의 베이조스는 캐나다 제너럴퓨전 투자에 참여했다. 트위터와 우버의 초기 투자자였던 크리스 사카가 최근 세운 벤처캐피털(VC) 로워카본은 아예 핵융합 전문 퓨전 펀드를 만들었다. 4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성공리에 마감한 애벌랜치 에너지가 로워카본의 대표 포트폴리오다.
美, 역대급 정부 지원에 규제 불확실성도 해소
미국 핵융합 시장에서는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작년에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핵융합 산업에 할당한 보조금이 총 14억달러에 이른다. FIA는 "역대급 정부 지원금"이라며 다른 나라의 핵융합 스타트업들에 미국행을 홍보하고 있다.규제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이달 14일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핵융합을 핵분열과 다르게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다. 현재 핵분열은 미 연방규정(CFR) 제50장의 적용을 받고 있다. 핵융합의 경우 앞으로 제30장에 따른 규제를 받게 돼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관리감독이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행융합 원자로에 대해 △외국인 소유 요건 완화 △허가 과정에서 연방 청문회 면제 △핵폭발로 인한 배상금 지급 의무 면제 등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미 핵융합 업계는 일제히 환호했다. FIA의 앤드류 홀랜드 CEO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핵융합이 어떻게 규제될지 불확실하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핵융합 시설의 규제 주체 등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이번 결정은 미국이 상업용 핵융합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규제 접근법"이라고 환영했다.
핵융합은 핵에너지를 사용하지만 작동방식은 핵분열과 정반대다. 핵분열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이 분열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핵융합은 수소를 결합해 헬륨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태양이 스스로 빛과 열을 낼 수 있는 것도 내부에서 이런 핵융합 반응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덕분이다. 핵융합 발전을 인공 태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융합 반응의 재료가 되는 중수소는 지구에 사실상 무한으로 존재한다. 융합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 핵융합이 꿈의 청정 에너지라 불리는 이유다. 대형 고온 초전도 전자석, 초고출력 레이저 기술, 암 연구를 위한 방사선 치료 등 다른 응용분야도 많다.
에너지는 국가의 미래입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를 안보적 시각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이유죠. 21세기의 에너지는 원유, 가스 같은 매장 자원을 넘어섭니다. 신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 탄소포집·저장·활용, P2X(Power-to-X) 등 바야흐로 '에너지 기술의 시대'입니다.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리튬, 희토류 같은 각종 광물을 안정적으로 얻으려는 움직임도 한창입니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세계 주요국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에너지·광물 확보 전쟁의 양상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에서 다루겠습니다.
★친환경·에너지·광물 분야 전문가님들의 지적과 조언, 제보는 늘 환영합니다.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를 통해 건설적인 공론의 장이 열린다면, 어쩌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