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억 은닉' 김만배, 아내도 가담했나…추가 기소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관련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김 씨의 주변 인물들까지 범죄 가담 혐의로 대거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24일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와 이한성 공동대표,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김 씨의 아내 등 10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은닉·인멸 교사, 농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김 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로 얻은 범죄수익 390억원을 수표 발행 및 소액권 재발행·교환, 차명 오피스텔 교환, 제3자 계좌 송금 등의 방식으로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중 이성문 대표가 290억원, 이한성 대표가 75억원, 최 이사가 95억원, 김 씨 아내가 40억2900만원 등 총 360억원을 은닉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문·이한성 대표 등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약 360억원을 소액의 수표로 쪼개 차명으로 계약한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제3자의 계좌에 송금하는 식으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는다. 이성문 대표는 이와 더불어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 관련 범죄수익 23억8500만원을 화천대유에서 빌린 대여금으로 위장해 은닉한 혐의도 있다.최 이사는 이한성 대표와 함께 지난해 12월께 모 기업체 대표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은닉하라고 한 혐의(증거은닉교사)를 받고 있다.

김 씨의 아내는 2021년 7∼10월 부동산 투기를 위해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오목천동 일대 농지를 사들이면서 영농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농지법 위반)도 적용됐다.

김 씨 역시 2021년 7~10월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에 대비하고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농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한 혐의(농지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김 씨는 기자 출신임에도 당시 농업 경영계획서에 자신의 이력을 기술하는 부분에 '영농 경력 20년'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김 씨의 지시를 받아 돈을 숨기거나 범행 증거를 없애는 데 가담한 피의자들도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김 씨 지시대로 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려치고 불태운 인테리어업자 이모 씨와 김모 씨, 최 이사의 지시를 받고 수표 142억원을 대여금고·차량 등에 숨긴 기업체 대표 박모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김 씨의 농지법 위반 혐의에 가담한 혐의로 부동산 중개업자 정모 씨와 전 지자체 AI 정책관 김모 씨도 이날 기소됐다.대장동 개발 범죄수익인 사실을 알고도 김 씨에게서 2억8000만원을 받아 챙긴 전 저축은행 임원 유모 씨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김 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 첫 재판은 다음 달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