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의 '끈질긴 구애'…사람 머문 곳 찍는 알라르 [이 아침의 사진가]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2020년 글로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사진작가 한 명을 섭외하기 위해 끈질기게 러브콜을 보냈다. 세계를 무대로 발행하는 단행본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사진작가의 이름은 프랑수아 알라르. 알라르는 마침내 작업을 함께하기로 했고 그렇게 나온 매거진이 ‘패션 아이’다.

어린 시절 병약했던 알라르는 많은 시간을 홀로 집안에서 보내며 오래도록 사물을 관찰하고 그것과 대화하는 법을 터득했다. 흔히 인테리어, 건축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사진은 공간 그 자체보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실제 살고 있거나, 인간의 때가 묻은 장소에 렌즈를 들이댄다.코코 샤넬, 생 로랑 등 세계적 디자이너부터 조르조 모란디 등 화가, 그리고 알버트 프레이 등 건축가까지 흔쾌히 그에게 자신의 공간을 찍도록 내어줬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에서는 한 시대의 건축, 문학, 디자인, 미술, 패션 등의 문화 사조가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통해 한 시대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알라르의 사진들은 서울 회현동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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