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단 교민 28명, 군용기 탑승…구출작전 성공"

24일 수단 체류 교민 28명
포트수단 공항서 군용기 탑승
사우디 제다 거쳐 귀국길 올라

대통령실 "'작전명 프라미스' 성공"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후미로 진입한 F-15K 전투기에 급유 붐을 길게 내려 공중급유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열흘째 군벌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우리 교민들이 안전지대로 이동해 정부가 마련한 귀국행 비행기 탑승에 성공했다.

임종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은 2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8명이 포트수단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군용기에 탑승 후 이륙했다”고 발표했다.28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잔류를 희망한 한 명을 제외한 수단 체류 국민 전원이다. 이들 교민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동해 공군 소속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시그너스)에 탑승한 뒤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교민 28명은 지난 23일 버스편으로 수단 수도 하르툼을 출발해 북동쪽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했다. 수단 인근 국가인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도착해있던 공군 소속 C-130J 수송기가 포트수단 공항으로 이동해 교민들을 맞이했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해 8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임 차장은 “교민들은 경유지인 제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한국행을 희망하는 26명이 25일 오후 4시경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는 두 명은 제다에 머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이번 교민 구출 작전을 약속을 뜻하는 ‘프라미스(promise)’라고 이름 붙였다. 임 차장은 “지난 약 10여일간 수단 내 무력 충돌로 지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전명 ‘프라미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아무런 피해 없이 28명 전원이 안전하게 위험 지역을 벗어나게 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수단에서 발생한 정부군과 반군 신속지원군 간 교전 상황을 보고 받고 군 수송기 급파 등 철수 작전을 지시했다. 22일에는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환송인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범준 기자
24일 미국 순방길에 올라서도 공군 1호기 내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실장은 당초 윤 대통령 방미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에 남아 철수 작전을 지휘했다.임 차장은 “작전 과정에서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형제의 나라 UAE의 역할이 컸다”며 “현지 체류 일본인 수 명도 우리와 함께 동행하여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