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고 지나간 시어머니 생신…아들·며느리 중 누구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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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혼자서요? 자식들은 가만히 있고 갓 결혼한 동서가 생신상을 차리게 하다니 다들 너무했다."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에서는 '시월드'에 입성한 며느리가 직장생활을 하는 고단함 속에서도 첫 번째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려드리기 위해 새벽부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미역국과 갖은 반찬으로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리고 출근했다는 얘기를 들은 동서는 보란 듯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자식들은 가만히 있고 갓 결혼한 동서 혼자 생신상을 차렸느냐"며 "너무했다"고 핀잔을 준다.힘들게 키운 아들딸도 챙기지 않는 어머니 생일상을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는 며느리가 챙기는 게 당연시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처럼 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하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일상 속 불평등을 몸소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부부가 그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커뮤니티에 공유해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결혼한 한 40대 신혼부부는 최근 시어머니 생신을 깜빡한 일로 갈등을 겪고 있다.남편 A씨는 시댁에 다녀온 후 "엄마 생신이 지났더라. 어떻게 며느리가 시어머니 생신을 모를 수가 있었냐"면서 "엄마가 그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 봤다. 당신한테 몹시 화가 나 있더라"고 전했다.
아내 B씨는 "아들이 자기 어머니 생신을 모르는데 아직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항변했다.
B씨가 "결혼 전에는 어떻게 어머니 생신을 챙겼느냐"고 묻자 A씨는 "생일 즈음 되면 여동생이 전화해서 알려줬다"고 했다.A씨는 '생신을 알 수가 없었다'는 B씨에게 예전에 가족들이 다 모여있을 때 지나가는 말로 음력 생신을 얘기한 일을 상기시켰다.
B씨는 "어머님이 나에게 화를 내고 역정 내실 일이 아니라 오십 가까이 키워놨더니 엄마 생일도 모르는 아들에게 화가 날 일 아니냐"고 했고 A씨는 이에 대해 '막말'이라며 분노했다.
이후 A씨는 고부갈등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며 알아서 풀라는 입장이며 시어머니는 며느리 B씨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렇다면 결혼 후 어머니의 생신을 잊고 지나버린 경우 이는 아들의 잘못일까 며느리의 잘못일까.
한 네티즌은 이 사연에 "아들은 나이 50 가까이 되도록 엄마 생신을 모르는데 그건 별 상관 안 하면서 갓 결혼한 며느리를 볶는 게 갑질 아닌가. 본인은 그동안 엄마 생일도 모르고 산 주제에 뒤로 쏙 빠지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둘 다 잘못한 건 맞지만 '며느리한테만' 매우 화냈다는 건 황당하다. 아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이 50 다 된 아들이 '우리 엄마 이렇게 화내는 거 처음 봤다'며 씩씩거리는 거 상상만 해도 너무 추하다"고 직격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아직도 고부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부들이 많다"면서 "부부는 평등해야 하므로 아내가 시가의 경조사를 잘 챙기면 남편도 처가의 경조사를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고부갈등에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갈등을 방치해서 혼인이 파탄되어 이혼한 경우 남편의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다. 반대로 장서갈등이 심한 경우 아내도 중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효도는 셀프라는 말이 있다"면서 "각자가 부모님을 챙기고 효도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에서는 '시월드'에 입성한 며느리가 직장생활을 하는 고단함 속에서도 첫 번째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려드리기 위해 새벽부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미역국과 갖은 반찬으로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리고 출근했다는 얘기를 들은 동서는 보란 듯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자식들은 가만히 있고 갓 결혼한 동서 혼자 생신상을 차렸느냐"며 "너무했다"고 핀잔을 준다.힘들게 키운 아들딸도 챙기지 않는 어머니 생일상을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는 며느리가 챙기는 게 당연시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처럼 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하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일상 속 불평등을 몸소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부부가 그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커뮤니티에 공유해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결혼한 한 40대 신혼부부는 최근 시어머니 생신을 깜빡한 일로 갈등을 겪고 있다.남편 A씨는 시댁에 다녀온 후 "엄마 생신이 지났더라. 어떻게 며느리가 시어머니 생신을 모를 수가 있었냐"면서 "엄마가 그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 봤다. 당신한테 몹시 화가 나 있더라"고 전했다.
아내 B씨는 "아들이 자기 어머니 생신을 모르는데 아직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항변했다.
B씨가 "결혼 전에는 어떻게 어머니 생신을 챙겼느냐"고 묻자 A씨는 "생일 즈음 되면 여동생이 전화해서 알려줬다"고 했다.A씨는 '생신을 알 수가 없었다'는 B씨에게 예전에 가족들이 다 모여있을 때 지나가는 말로 음력 생신을 얘기한 일을 상기시켰다.
B씨는 "어머님이 나에게 화를 내고 역정 내실 일이 아니라 오십 가까이 키워놨더니 엄마 생일도 모르는 아들에게 화가 날 일 아니냐"고 했고 A씨는 이에 대해 '막말'이라며 분노했다.
이후 A씨는 고부갈등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며 알아서 풀라는 입장이며 시어머니는 며느리 B씨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렇다면 결혼 후 어머니의 생신을 잊고 지나버린 경우 이는 아들의 잘못일까 며느리의 잘못일까.
한 네티즌은 이 사연에 "아들은 나이 50 가까이 되도록 엄마 생신을 모르는데 그건 별 상관 안 하면서 갓 결혼한 며느리를 볶는 게 갑질 아닌가. 본인은 그동안 엄마 생일도 모르고 산 주제에 뒤로 쏙 빠지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둘 다 잘못한 건 맞지만 '며느리한테만' 매우 화냈다는 건 황당하다. 아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이 50 다 된 아들이 '우리 엄마 이렇게 화내는 거 처음 봤다'며 씩씩거리는 거 상상만 해도 너무 추하다"고 직격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아직도 고부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부들이 많다"면서 "부부는 평등해야 하므로 아내가 시가의 경조사를 잘 챙기면 남편도 처가의 경조사를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고부갈등에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갈등을 방치해서 혼인이 파탄되어 이혼한 경우 남편의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다. 반대로 장서갈등이 심한 경우 아내도 중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효도는 셀프라는 말이 있다"면서 "각자가 부모님을 챙기고 효도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