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연체율 2년6개월 만에 최고…"부실 경고등"

2월말 기준 0.36%…전월 대비 0.05%p 올라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
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월 0.08%보다 0.01%포인트(p) 높아졌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구분 없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크게 상승해 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으로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최근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급격한 상승세로 바뀌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6%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1%포인트 뛰었다. 2020년 8월(0.38%) 이후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2월 신규 연체율은 0.09%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년 같은달(0.05%)에 비해선 0.04%포인트 올랐다.
자료: 금융감독원
대기업 대출을 제외한 가계와 기업대출 모든 분야에서 연체율이 높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9%로 전달과 비슷했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0.47%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이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64%로 0.09%포인트 뛰었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에 비해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적은 점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2월 신규 연체 발생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전월 대비 2000억원 늘어난 8000억원에 그쳤다.은행의 연체율 상승과 맞물려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강해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예전보다 충당금을 많이 쌓아놓긴 했지만, 대출 대비 충당금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