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서 자금 조달 쉽지 않아"…1기 청광건설도 자진 상폐 택했다
입력
수정
지면A18
281곳 중 57곳 자진 상장폐지▶마켓인사이트 4월 24일 오후 3시48분
자문인 수수료 비용도 부담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 상장 기업이 줄줄이 자진 상장폐지를 택하고 있다. 거래량이 적고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서다. 한국거래소가 코넥스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매출 400억원 규모의 중소 건설회사인 청광건설은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하고, 다음달 8일 상장폐지된다.
청광건설은 코넥스시장이 출범한 2013년 상장했다. 이 회사와 같이 2013년 상장한 테라텍, 힘스인터내셔널(현 자원메디칼), 이푸른, 피엠디아카데미 등도 자진 상장폐지했다. 지금까지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 281곳 중 상장폐지를 택한 회사는 57곳(20%)이다.
코넥스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코넥스 상장사는 지정 자문인 수수료 비용 연간 5000만원가량과 회계감사 비용, 공시 비용 등을 부담한다. 하지만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1년간 자금 조달에 성공한 코넥스 상장사는 45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3분의 1에 그쳤다. 조달 규모도 매년 2000억원 수준에서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기업들이 코넥스시장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코넥스 거래대금은 1202억원으로, 이 중 약 40%가 코넥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서 이뤄졌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넥스 종목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도 되지 않아 시장 가격이라 부르기 어렵고 주가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넥스 상장으로 되레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자진 상장폐지를 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