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엠폭스환자 혐오 표현, 의심증상자 숨게해 확산 우려"

첫환자 진료 의사 "밀접접촉력 몰랐다면 바로 진단 어려웠을 것"
방역 당국이 엠폭스 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엠폭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환자에 대한 편견은 의심환자들을 숨어들게 해 방역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엠폭스는 코로나19처럼 위험도가 높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감염을 숨기려고 할 경우 확산의 우려가 있다"며 "의심증상자가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로 신고를 기피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배려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엠폭스 확진자의 성별은 남성이 96.4%이다. 이중 성적 지향이 확인된 3만438명 중 84.1%(2만5천690명)가 남성과 성관계한 남성(MSM)이었다.

임 단장의 이날 발언은 엠폭스 유행 확산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이어져 환자 발견을 어렵게 하는 상황을 경계하는 의도에서 나왔다.

국내 첫 환자를 치료한 김진용 인천광역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도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엠폭스 방역에 고위험군의 감염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심증상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에 대한 우려로 의료기관 진료와 신고를 기피해서 엠폭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에 의료계나 방역당국 등 모든 국민에게 협조와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의심증상자 스스로와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엠폭스는 초기 증상이 발열이나 근육통 등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아서 증상만 가지고 초기에 진단하기 어렵다"며 "(내가) 진료했던 첫 번째 엠폭스 확진환자도 확진자와 밀접접촉력을 알지 못했다면 바로 진단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감염 추정 환자의 주요 임상증상은 항문이나 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 피부병변"이라며 "피부병변을 주로 진료하는 피부과, 비뇨기과, 항문외과, 발열이나 발진 증상을 진료하는 감염내과 등의 적극적인 의심환자 신고가 환자 조기 발견에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과장은 "엠폭스는 호흡기감염병과는 다르게 주로 증상 있는 감염환자와 밀접접촉을 했을 때 감염이 되고, 고위험군이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는 전파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치명률이 0.13% 정도로 위험도가 낮고 성접촉과 밀접한 피부접촉에 의한 제한적인 전파 양상을 가지고 있어서 국민 여러분이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협조해준다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감염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