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우주 협업의 핵심…'심우주 안테나'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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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심우주 안테나(사진)’를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수소전지와 모빌리티, 로봇 기술 연구를 함께 우주 탐사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과 미국의 우주 협력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호혜적인 관계가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우주 탐사 협력은 △우주 통신 및 항법 연구 △달 정거장 등에서의 과학기술 연구 △천체물리학·지구과학 등 우주과학 연구 △수소전지·모빌리티·로봇 등 전문기술 연구 등에서 이뤄진다. 우주 통신 및 항법 연구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한국 과기정통부에 심(深)우주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여주에 있는 심우주 안테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SK브로드밴드가 248억원을 투자해 작년 5월 완공한 초대형 안테나다. 지구의 자전으로 미국 골드스톤 안테나 등이 교신할 수 없는 시간대에 우주 통신을 담당할 전망이다.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모으는 주 반사판 크기는 직경 35m로 국내 최대 규모다. 세계 여섯번째 수준이다. 임무 도달 거리는 155만㎞다. 주 반사판은 알루미늄 패널 500여 개를 겹쳐 만들었다. 각 알루미늄 패널 크기는 가로 70㎝, 세로 90㎝, 두께 3㎝가량이다. 설계한 곡면과 실제 완성품의 오차는 0.24㎜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게 제작됐다. 전체 반사판 무게는 100t이 넘는다. 열에 의한 전파 잡음을 막기 위해 전체적으로 흰색 페인트가 두껍게 칠해졌다. 지지대 등을 포함한 전체 무게는 709.5t에 달한다. 전체 높이는 42.7m다.주 반사판이 다누리로부터 받아서 모은 전파는 직경 3.5m 대형 스테인리스강 관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박 책임연구원은 “안테나의 안정적인 구동 각도를 확보하면서 데이터 손실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파변환장치와 케이블 등을 안테나에 직접 연결할 경우 설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체 심우주안테나 운영시스템 제작에는 한컴인스페이스, 쎄트렉아이, 솔탑, 비욘디솔루션, 케이씨이아이 등이 참여했다. 케이씨이아이는 비행항법 하드웨어를 개발했다. 쎄트렉아이는 비행항법 소프트웨어를, 한컴인스페이스는 운영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현재 심우주안테나는 먼 거리에 떨어진 다누리와 교신하기 위해 10㎾급 고출력 증폭기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1시간에 넷플릭스 700MB(메가바이트) 영화 4.5편을 다운받을 수 있는 속도다. 항우연 측은 “현재 다누리와 하루에 교신하는 데이터양은 명령 코드 길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8.9GB(기가바이트)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국이 강점을 가진 수소전지와 달 표면에서 운행할 수 있는 로버 등 모빌리티, 인간이 가기 어려운 극한 환경을 탐사할 수 있는 로봇 공학 연구 등도 함께 할 예정이다. 또 한국은 미국이 주도해 달 궤도에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에 참여한다. 지구 북반구의 대기질 연구 등 지구과학과 암흑물질·암흑에너지 등 천체물리학 연구도 함께한다.
한국은 2021년 5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아르테미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다. 2025년 11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4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게 핵심이다. 1972년 발사된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의 도전으로 단기 과학 실험 중심이었던 아폴로 프로젝트와 구분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는 것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항우연이 발사한 다누리에는 NASA가 개발한 섀도캠(그림자카메라)이 장착돼 있다. 다누리는 달 상공 약 100㎞를 하루 12번씩 공전하고 있다. 달 남극 영구 음영지역 등을 촬영 중이다. 분화구 벽에 가려 항상 그림자가 있는 영구 음영 지역에는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다누리가 전송한 섀도캠 데이터를 분석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의 최종 달 착륙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지구 북반구의 대기 환경 오염도를 우주에서 측정하는 프로젝트도 미국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항우연이 2020년 2월 발사한 ‘천리안위성2B’에는 환경 모니터링 분광계(GEMS)가 달려 있다. 한반도 상공 3만6000㎞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있다.미국도 지난달 발사한 인공위성 ‘인텔셋40E’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일대의 대기 오염 정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NASA는 내년 3월 발사될 유럽항공우주국(ESA)의 유럽 지역 대기 관측 위성 ‘센티넬4’까지 연동해 지구 북반구 공기 질에 대한 종합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외에 한·미 양국은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2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우주 탐사 협력은 △우주 통신 및 항법 연구 △달 정거장 등에서의 과학기술 연구 △천체물리학·지구과학 등 우주과학 연구 △수소전지·모빌리티·로봇 등 전문기술 연구 등에서 이뤄진다. 우주 통신 및 항법 연구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한국 과기정통부에 심(深)우주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여주에 있는 심우주 안테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SK브로드밴드가 248억원을 투자해 작년 5월 완공한 초대형 안테나다. 지구의 자전으로 미국 골드스톤 안테나 등이 교신할 수 없는 시간대에 우주 통신을 담당할 전망이다.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모으는 주 반사판 크기는 직경 35m로 국내 최대 규모다. 세계 여섯번째 수준이다. 임무 도달 거리는 155만㎞다. 주 반사판은 알루미늄 패널 500여 개를 겹쳐 만들었다. 각 알루미늄 패널 크기는 가로 70㎝, 세로 90㎝, 두께 3㎝가량이다. 설계한 곡면과 실제 완성품의 오차는 0.24㎜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게 제작됐다. 전체 반사판 무게는 100t이 넘는다. 열에 의한 전파 잡음을 막기 위해 전체적으로 흰색 페인트가 두껍게 칠해졌다. 지지대 등을 포함한 전체 무게는 709.5t에 달한다. 전체 높이는 42.7m다.주 반사판이 다누리로부터 받아서 모은 전파는 직경 3.5m 대형 스테인리스강 관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박 책임연구원은 “안테나의 안정적인 구동 각도를 확보하면서 데이터 손실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파변환장치와 케이블 등을 안테나에 직접 연결할 경우 설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체 심우주안테나 운영시스템 제작에는 한컴인스페이스, 쎄트렉아이, 솔탑, 비욘디솔루션, 케이씨이아이 등이 참여했다. 케이씨이아이는 비행항법 하드웨어를 개발했다. 쎄트렉아이는 비행항법 소프트웨어를, 한컴인스페이스는 운영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현재 심우주안테나는 먼 거리에 떨어진 다누리와 교신하기 위해 10㎾급 고출력 증폭기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1시간에 넷플릭스 700MB(메가바이트) 영화 4.5편을 다운받을 수 있는 속도다. 항우연 측은 “현재 다누리와 하루에 교신하는 데이터양은 명령 코드 길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8.9GB(기가바이트)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국이 강점을 가진 수소전지와 달 표면에서 운행할 수 있는 로버 등 모빌리티, 인간이 가기 어려운 극한 환경을 탐사할 수 있는 로봇 공학 연구 등도 함께 할 예정이다. 또 한국은 미국이 주도해 달 궤도에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에 참여한다. 지구 북반구의 대기질 연구 등 지구과학과 암흑물질·암흑에너지 등 천체물리학 연구도 함께한다.
한국은 2021년 5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아르테미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다. 2025년 11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4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게 핵심이다. 1972년 발사된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의 도전으로 단기 과학 실험 중심이었던 아폴로 프로젝트와 구분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는 것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항우연이 발사한 다누리에는 NASA가 개발한 섀도캠(그림자카메라)이 장착돼 있다. 다누리는 달 상공 약 100㎞를 하루 12번씩 공전하고 있다. 달 남극 영구 음영지역 등을 촬영 중이다. 분화구 벽에 가려 항상 그림자가 있는 영구 음영 지역에는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다누리가 전송한 섀도캠 데이터를 분석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의 최종 달 착륙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지구 북반구의 대기 환경 오염도를 우주에서 측정하는 프로젝트도 미국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항우연이 2020년 2월 발사한 ‘천리안위성2B’에는 환경 모니터링 분광계(GEMS)가 달려 있다. 한반도 상공 3만6000㎞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있다.미국도 지난달 발사한 인공위성 ‘인텔셋40E’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일대의 대기 오염 정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NASA는 내년 3월 발사될 유럽항공우주국(ESA)의 유럽 지역 대기 관측 위성 ‘센티넬4’까지 연동해 지구 북반구 공기 질에 대한 종합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외에 한·미 양국은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