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에 1개씩 팔리는 최고 인기 제품도 결국…이케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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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전쟁·인플레에 이케아 원가 절감 '비상''이케아(IKEA)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제품이 있다. 스웨덴 국적의 가구 제조사 이케아를 45년 간 대표한 베스트셀러, 바로 '빌리 책장'이다. 1979년 카탈로그에 첫 등장한 이래 매년 630만개, 총 1억4000만개가 팔렸다.
원목 대신 플라스틱, 아연 대신 알루미늄
디자인 바꿔 배송비 절감 효과 내기도
이런 전통의 제품도 '원가 절감'의 칼날은 결국 못 피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린 탓이다. 이케아가 소비자 수요와 생산 비용 사이에서 아슬한 균형점을 찾고 있다.
코로나 엎친 데 우크라 전쟁 덮친 이케아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케아는 내년부터 빌리 책장에 들어가는 목재 합판(베니어)을 종이 호일로 바꾼다. 쇠못도 플라스틱 결합장치로 대체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새 제품을 생산했고 한국 매장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팔리고 있다. 중국 기준 나무 색상 빌리 책장 가격은 699위안에서 499위안으로 인하됐다.이러한 변화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절감 노력의 일환이다. 이케아는 2020년부터 빌리 책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이케아가 2004년부터 써 온 종이호일이 목재 합판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재활용률이 높아 원가를 25~30%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케아는 2014년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쳐왔다. 저렴한 가격이 그 무기였다. 이러한 기조는 2019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흔들렸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며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홀쭉하게 만들었다. 이케아의 지난해 수익은 7억1000만유로(약 1조원)으로 2021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가구 디자인 전면 수정 … 베스트셀러도 예외 없어
이케아는 자사 가구의 제작 과정을 전면 수정하고 나섰다. 원목 가구의 목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캐비닛 문짝과 서랍에 가볍고 저렴한 플라스틱을 활용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2년 만에 가격이 2배 뛴 아연 대신 저렴한 재활용 알루미늄을 썼다.디자인을 바꿔서 배송비를 줄인 사례도 있다. 이케아는 인기 사무용 회전의자인 플린탄의 팔걸이를 더 작게 만들고, 강철과 플라스틱을 줄여 제조 비용을 절감했다. 여기에 부품을 조정해 '플랫 팩'에 더 잘 맞게 했다. 플랫 팩은 이케아 제품 구성품이 들어가는 납작한 박스를 말한다. 그 결과 배송 컨테이너에 들어가는 플린탄 제품 갯수는 2750개에서 6900개로 늘었다. 미국 기준 119달러의 판매가격을 유지한 비결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